11일 오전 10시 수성구청 앞마당에서 열린 벼룩시장. 경제위기로 인한 심리공황을 실감시킨 한마당이었다. 중고생활용품 1만3천여점이 30분만에 모조리 동났다. 개장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판매대로 몰려든 주민 5백여명은 마치 난리라도 난 듯 미리 보아둔 물건을 사들였다."전화기를 사려고 했는데 한발 늦었어요. 주방기구도 맘에 들었는데…. 대신 아이들에게 줄 동화책과 옷가지, 책꽂이를 샀습니다. 모두 합쳐 2천원 들었어요"
국가 파산이란 위기감 속에 눈발까지 날린 을씨년스런 분위기. 한발 늦게 도착한 주부들은 쇼핑백가득히 물건을 담아가는 이웃이 못내 부러운 눈치였다. 발 빠른 한 가정은 아예 가족 모두가 동원돼 1만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전자제품이며 책, 주방기구, 장난감 등을 한아름 구입하기도 했다.중고컴퓨터, 문갑, 진공청소기, 가습기, 전자수첩 등은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판매대에서 없어졌다.
구청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재활용품 수거장에서나 볼 법한 물건들도 앞다투어 구입해 갔다"며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윗사람들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수성구청은 벼룩시장을 내년부터 1일, 15일 매달 두차례씩 열 계획이다. 이번엔 직원자율회에서중고물품을 모았지만 다음번엔 주민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물물교환식으로 바꿔갈 수 있도록 할방침. 이날 벼룩시장 수익금 2백12만원은 전액 국채보상운동 기금으로 국고에 기탁할 예정이다.〈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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