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내내 계속된 불황에 IMF의 한파까지 겹쳐 올해 한국영화의 제작편수가 40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으며 내년에는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위원장 서기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2월9일까지 심의신청한 한국영화는 56편에 불과했다. 여기에 연내에 심의일정을 잡고 있는'인연'(12월25일 개봉)과 '죽이는 이야기'(1월1일 개봉)를 합해도 58편 밖에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작년 대비 10.8%% 감소한 수치고, 6.25동란후 상황이 극도로 안좋았던 시기인 57년의 37편 이래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90년대 들어 1백편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92년 96편, 94년65편, 96년 65편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60편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더구나 내년에는 IMF관리체제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작용, 한국영화 제작편수가40편대로 떨어질것이라고 영화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영화 제작편수의 감소로 "충무로에도 실업자가 나날이 늘어난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고, 영화진흥공사에서 빌려주는 카메라가 놀고 있다는 자조섞인 농담마저 흘러나오고 있다.특히 한국영화의 물주역할을 했던 대기업들이 올해 '용병이반'(SKC), '불새'(대우), '인샬라'(제일제당) 등 대작에 제작비를 댔다가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한국영화 제작에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SKC가 현재 촬영 막바지에 있는 '아름다운 시절'을 지원하고 있고, 삼성영상사업단이 내년 1월 '고추이야기' 등의 제작에 투자하는 것을 제외하면 현대, 대우, 제일제당 등 대기업들이 영화제작에서 발을 빼고 있다.
또 대기업 등의 자본이 얼어붙으면서 당초 기획됐던 영화들이 제작비를 구하지 못해 취소 또는연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육상효감독의 '연애편지'가 취소됐고, 신씨네가 기획한 '댄스댄스댄스', 박광수감독의 '변방에 우짖는 새', 배창호감독의 '북경반점', 이재목감독의 '112번지' 등이 당분간 연기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제작편수 감소와 함께 거액 제작비가 들어가는 대작영화도 주춤할 것이라고 영화가에서는 전망한다.
액션물이 퇴조하고 '접속', '편지' 등 멜로물이 붐을 이루는 것도 불황기의전략이라는 것.삼성영상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불황으로 영화시장 규모가 줄고 극장관객도 줄것으로 보인다"면서"전체적으로 영화 제작편수도 줄겠지만 영화제작비, 영화배우 개런티 등을 줄여 '돈을 적게 들인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쪽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춘연회장은 "올 하반기 들어 한국영화 제작이주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줄었지만 서울에서만 관객 30만이상을 동원한 대박영화가 7편이나 되고, 1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도 14편이나 돼흥행에서는 성공했다"면서 반드시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