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제조사 대형업체에만 물량공급

입력 1997-12-12 14:54:00

생필품 사재기파동으로 유통업체들이 대거 물량확보에 나선 가운데 일부 제조업체 도매업자 등이출고량을 조절하거나 대형 유통업체중심으로만 물량을 공급하고 영세 소매업자들에겐 물량공급을꺼려해 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환율급등으로 수입원자재값이 상승하자 제조업체들은 제품값 인상에 앞서 출고량조절에 들어갔으며 일부 도매업자들은 가격인상에 따른 차익을 노리기 위해 물량을 비축만 해두고 있다.이 과정에서 구매단위가 큰 대형유통업체들은 구매력을 앞세워 물량을 제대로 공급받는 반면 슈퍼마켓 구멍가게 등 영세업자들에게는 구매단위가 적다는 이유로 물량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프라이스클럽은 최근 제조업체로부터 인상전 가격으로 15억원의 물량을 확보했으며 매장에도 6주분의 판매물량을 적재해두고 있다.

사재기현상으로 최근 매출이 급증한 홈 플러스도 제조업체로부터 충분한 물량공급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점 한 관계자는 "할인점은 구매단위가 큰데다 가격결정권까지 쥐고 있기 때문에 영세업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물량확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의 상당수 슈퍼마켓이나 구멍가게에서는 생필품 구입 고객들이 평소보다 2-3배 늘었으나 공급물량은 평소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실제 11일 수성구 지산동 한 슈퍼마켓의 경우 3kg들이설탕이 이틀전부터 동이 났다는 것.

이 슈퍼 주인은 "돈을 더 내려해도 물건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이들 업자들은 할인점에서 생필품을 대량구입, 팔고 있는 실정이다. 할인점 고객의 상당수는 이들 영세업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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