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이 연 4일째 상한가까지 폭등하면서거래가 이틀 연속 중단됐다.
자금시장은 금리가 법정상한선에 달라붙은채 거래마저 사실상 중단되는 사태가 일주일째 계속됐다.
외국인주식투자한도가 당초 일정을 앞당겨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폭락을 면치 못했다.우리경제의 핏줄과도 같은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지는 등 경제전체가 마비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IMF 긴급자금 지원 결정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푸어스(S&P)사는한국의 국가신용도를 종전의 A-에서 BBB-로 3단계나 하향조정했고 무디스사도 2단계 하향조정,채무불이행의 위험부담이 높은 '정크 본드'(고위험 채권) 수준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IMF자금지원으로 급격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던 대외신용도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외환위기 타개를 위해 시급한 외화차입 여건이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국가와 같은 신용도를 가진 산업은행이 미국에서 채권을 발행해 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임창렬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이 미.일에 협조융자 일정을 앞당겨 외화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사실상 거부된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외국 언론도 지난주 금융붕괴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한국이 금주들어 계속된 악재 때문에 새로운벼랑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의 부도가 꼬리를 물고있다.
고려증권의 부도에 이어 재계서열 12위의 한라그룹이 무너졌고 영진약품, 셰프라인, 경남모직, 엘칸토, 삼성제약 등 중견기업으로 집단 부도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대출축소로 돌아오는 어음을 결제할 자금을 구하지 못해 부도를 목전에 두고 있는기업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하루 어음부도율로는 최고치인 7.23%에 달했고 다음날에는 부도기업수가 2백30여개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증권.종금사들의 자금위기에 은행들마저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은행들도 올들어 연이은 대기업 부도사태로 늘어난 부실채권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게되자 신규대출을 거의 중단하면서 금융권에서 기업으로의 자금흐름이 끊어졌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다시 금융기관들에 영향을 미쳐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이 악순환이 경제전체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대통령선거에 급급해 IMF와의 재협상을 거론,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관리들도 경제위기에 대한 인책론이 일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주도적으로 사태해결에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루 아침에 금융기관에 맡긴 예금의 지급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앞날에 대한 불안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태로는 연말까지 부족한 외화 결제자금이 50억~1백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환율불안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금융시스템의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국민들은 물론 정치인과 정부관리 등 모든 사람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사고의 틀에 매달려 해결책을 모색하기 때문에 실효성있는 해결방안이 나타나지 않고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사태가 공황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경제가 상상할 수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루 빨리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고 대통령당선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팀이 구성돼 조속한 시일내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들은 또 정부는 물론 기업, 가계 들도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히지 말고 우리경제를 다시 한번재도약시키겠다는 불퇴전의 의지속에 경제회생을 위한 방안을 공동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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