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극복을 위한 애국적 동참인가 아니면 단순한 제작비 절감인가.
방송3사가 앞다퉈 선전하고 있는 '경제살리기 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허리띠를졸라매자는 전국민적 운동에 방송도 예외일 수는 없지만 정작 과소비를 부추기는 알맹이는 놔두고 제작비만 줄여보자는 얄팍한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방송3사의 예능프로그램 담당국장들은 지난 8일 모임을 갖고 경제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고액 출연자의 출연료를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또 오는 12일에는 한국방송협회가 정기 이사회를 열고 지상파TV의 평일 방송시간을 1시간 가량 줄이는 문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청소년보호법 실시 이후한동안 떠들썩 했던 '출연자 복장 규제'가 다시 결의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보기에 TV프로그램 내용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청소년들을 겨냥한 방송3사의 드라마들이 대표적인 케이스. KBS2 새 주말극 '웨딩드레스'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의상은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웨딩드레스 가게를 운영하는 이승연과 패션회사 직원이었던 김희선. 카페를경영하는 김민종. 서른도 안돼 '사장님'이 된 젊은이들이다. MBC '복수혈전'에 미용사로 출연하는 김혜수와 3류가수 임상아는 비록 '신분'은 낮지만 의상의 화려함은 '웨딩드레스'를 능가한다.해외여행 경품자제가 일반화됐지만 SBS 시트콤 '뉴욕스토리'의 경우 왜 드라마의 배경으로 '뉴욕'이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각 방송사들이 '젊고 감각적인 프로그램'을 만든다며 청소년들의 허영심과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이상, 방송사 재정에만 도움을 주는 '출연료 축소' 식의 경제살리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申靑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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