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사상 최대규모의 지원을 받기로 한 한국이과연 몸의 균형을 잡고 갈길을 제대로 갈것인가가 세계의 주목거리다.
그러나 외부에서 우리에게 들려주는 얘기들은 우리에게 약이 될만한 충언(忠言)과 아무 쓸모없이우리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교언(巧言)들로 뒤범벅이 된 느낌이다. IMF공습에 갈팡질팡하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국제사회의 조언들은 언뜻 듣기엔 위로와 격려 일색이다. 지금 당장은 IMF의 처방이 혹독할지라도 이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우리에게 약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미국의 언론들도 요즘엔 한국문제에 남다른 애착을 과시하듯 나름의 일가견을 피력하기에 여념이없다. 그들은 한결같이 한국이 IMF협상내용을 제대로 지키는것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한다. 한 예로 경제전문주간지인 비지니스 위크지는 최근호에서 "그동안의 한국경제 기적의 이면에는 과도한 국가통제및 관료주의화한 재벌, 정치적 부패등 문제들이 산적해있다"고 지적, "과감한 금융개혁과 완전한 시장개방만이 현 위기를 해소할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생소한 얘기들이 아니다. 문제는 미국내 주장들을 곰곰이 뜯어보면 자국의정책, 입장이최상이라는점만을 교묘히 포장해 흘리고 있다는데 있다. 미국의 유력지로 미국의 여론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IMF관련 주장은 가관이다. IMF협상 당시 한국이 협상수락 여부를 놓고 잠시 머뭇거리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이 IMF조건에저항하는 이유를 알만하지만 한국에 약이 될 협상조건을 즉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지의 주장을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신문은 협상이 끝난 이후인 8일엔 협상결과에 대한 한국내 비판여론을 의식한듯"IMF합의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한국에 강요한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IMF조건부여의 타당성을 장황하게 설명해온 뉴욕타임스도 협상이 마무리되자 "IMF가 한국에 불필요한 조치를 강요했다"(5일), "IMF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9일)는 등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야말로 '병주고 약주는'식이다.
우리는 어쩔수 없이 IMF체제에 우리몸체를 맞춰야 하는 입장이지만 외부에서 들려주는 주장들이우리를 위한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것인지 지혜와 분별력을 발휘해야 하는필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않을성 싶다.
〈뉴욕·최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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