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12-08 00:00:00

우리나라에는 총선이나 대선(大選)때마다 어김없이 불거져온 시비꺼리가 두가지 있으니 그것은 금권(金權)선거시비와 '북풍'선거 시비다. 금권선거란 물론 여당이 막강한 정당조직을 동원, 금품을살포하고 행정조직과 관변단체들이 일제히 여당후보 당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다행히 이번 대선에선 금권선거 시비는 아직 빚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웬지 북풍문제만은 깨끗이 벗어난 것 같지않다. 서울대 고영복(高永復)교수고정간첩 사건이 불거지면서 심상찮은 분위기를 보이더니 이번에는 월북한 전천도교 교령 오익제(吳益濟)가 느닷없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 앞으로 편지를 보내 말썽을 빚은 것이다. 국민회의쪽은 물론 김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조작극"이라 주장하고 남과 북이 공동으로 김후보를 흠집내려 하고 있다"고 극언까지 했다. 김대중후보는 또 7일 저녁 TV토론에 나와서는 북한이 나를 얼마나 미워했으면 떨어뜨리려고 편지까지 보냈겠느냐"며 처음과는 달리 말을 바꾸는 발언을 하는등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물론 김후보가 대선때마다 북풍이니 색깔논쟁이니 하는 것들 때문에 손해를 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번 '서신'사건에서도 과민반응을 보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안기부가 수사협조를 요구한것에 대해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것은 해명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였다. 그런데도'…조작극'운운으로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 것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불안감만 가중시킨다는 것을왜 몰랐는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같은 석연찮은 말바꾸기가 오히려 국민들의 판단을 혼돈시킬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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