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꽉막힌 중소기업 "우린 어떡 하라고..."

입력 1997-12-08 00:00:00

'신규대출 전면중단' '대출금 회수'.

은행들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취한 자구노력 조치들이다.

이 바람에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한때는 비싼 이자를 물고서라도 급전을 구할 수 있었던 대구 중구 동산동 사채시장도 폐업한지오래다.

현금이 없으면 부도. 중소업체 사장들은 지금 '돈 구하기'에 초비상이다.

현장일은 제쳐놓고 돌아올 어음을 막느라 온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것이 하루 일과다.8일 낮 대구 성서공단내 모 은행 지점.

한푼의 자금이라도 구하려는 사람, 돌아올 어음의 연장을 요청하는 사람….

대부분 중소기업 사장들이다. '일'이 잘 해결되지 않는지 구석 쇼파에 앉아 초조하게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는 모습. 휴대폰으로 다급하게 이곳 저곳 전화를 거는 사람.

직물업체 사장인 김모씨(49)는 "당좌대월 이자가 20%%까지 오르고 대출도 안해주면 그냥 죽으라는말입니까, 언젠가는 겪어야 될 일이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상황이 급변하면 어떻게 합니까".또 다른 직물업체 사장 서모씨(53), "은행에서 수출환어음을 네고(매입)해주지 않아 자금운영이 엉망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수출대금을 찾아서 돌아올 어음을 결제해왔는데…" 한숨이 절로 나온다.중소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친인척들에게도 냉대를 받고 있다.

모 중소업체 사장은 1천만원이 없어 급기야 처남한테 달려갔는데 이핑계 저핑계를 대며 고개를절레 절레 흔들더라는 것.

"요즘 중소기업 사장들은 하루살이 인생입니다. 연말고비를 어떻게든 넘긴다해도 내년이 더 걱정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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