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 매각 추진배경

입력 1997-12-08 00:00:00

쌍용그룹과 대우그룹간의 쌍용자동차 매각추진 협상이 지난달부터 물밑에서 깊숙이 진행돼 가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그동안 벤츠와의 지분참여 확대협상에 매달려온 쌍용그룹이 협상이 장기화되자 대우그룹을새 파트너로 삼아 그룹의 경영위기를 타개해 나가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쌍용그룹이 대우그룹에 쌍용자동차를 넘기겠다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쌍용자동차에 대한 벤츠의지분참여 협상이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처분해야 할 짐으로 여겨진 쌍용자인데 느긋하게 상황을 보아가며 협상조건을 저울질해 온 벤츠만 쳐다보다가는 그룹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김석준 그룹회장의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쌍용그룹은 그동안 그룹의 자금난을 부채질해 온 쌍용자동차에 대해 벤츠자본을끌어들이는 데 집요하게 매달려 왔다. 벤츠 자본을 끌어들여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간 이 회사를 회생시켜 짐을 덜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대기업이 잇따라 도산하고 있는 상황에다 이 회사는 부채가 3조4천억원대에 이르고 누적적자 규모가 4천억원 안팎에 달하는 등 벤츠로 하여금 지분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산재,협상이 답보상태를 보였다.

항간에는 벤츠는 쌍용자동차의 주당 인수가격을 1달러 선에서 타결짓자고 하는데 반해 쌍용그룹은 4천원 선을 주장, 협상이 지지부진해 왔다는 설도 최근 증권가루머로 떠돌기도 했었다.이에 따라 쌍용그룹은 4륜구동차 등의 취약부문 진출을 계획중인 대우그룹에 손짓을 보낸 것으로보인다. 김회장이 직접 나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개편 필요성을 제기하며 대우 김우중 회장에게 인수요청을 했다는 시나리오가 그래서 설득력을갖는다.

쌍용그룹 김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임창렬부총리에게 면담을 두 차례 요청했으나 면담이성사되지 않아 전화를 통해 이같은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대우그룹은 자동차산업의 구조개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정부와 쌍용그룹의 처지를고려하며 인수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외관상으로는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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