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변화

입력 1997-12-04 00:00:00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지원 조건 협상이 3일 타결됐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3% 수준으로 하고 99년에는 회복세로 돌아서도록 했다. 물가상승률은 내년에 5% 이내, 경상수지 적자폭은 98년 및 99년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줄이도록 했다.

이에 따른 나머지 거시경제지표를 살펴본다.

△실업률=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따라 대규모 감원사태가 불가피하다.성장률이 3% 수준으로 급격히 내려가면 실업률은 최소 5%까지 올라 올해 평균 50만명인 실업자수가 내년에는 최소 1백만명을 넘어서 1백20만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남편들의 고용불안을 느낀 가정주부들이 취업전선에 나서 이들이 경제활동참가인구로 잡힐 경우 실업률은 6%까지 오르게 돼 내년에는 최악의 실업사태가 우려된다.

△물가=IMF는 5.0% 이내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물가상승 요인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우선 부가가치세율 인상으로 물건값이 직접적으로 오르게 된다. 또 올해 환율상승으로 인해 원유,설탕,커피 등 원자재를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또 세출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지원을 대폭 줄여야하므로 당장 철도청에서 관리하는 철도요금 인상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수입의존도가 높은 액화석유가스(LPG),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오를 것을 보인다.

또 정부가 이미 가격현실화를 선언한 수도, 전기요금도 대폭 인상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가계의주름살이 늘어나는 것이다.

△민간소비=한 민간경제연구소는 성장률이 3%가 될경우 민간소비는 2.9~3.2%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도 경기부진으로 침체를 보였던 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또 부가가치세율인상으로 물건값이 오르고 정부가 세수확충을 위해 공공요금을 인상할 경우 소비는 더욱 얼어붙게 된다. 이에 따라 TV,세탁기,냉장고,전자레인지 등 가전산업은 한파를 만나게 됐다.△투자=성장률이 3%면 설비투자는 -6.2~-6.0%가, 건설투자는 -5.5~-5.3% 로예상된다. 성장률 저하로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을 전면 재조정, 투자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적자=IMF는 GDP의 1% 이내(약 50억달러)로 줄이도록 했으나 이는 무리없이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수출증가율은 약 8.2~8.9%로 예상되지만 수입증가율은 0% 또는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출은 올해 원-달러 환율상승효과로 호전될 것이고수입은 기업들의 사업계획조정 및 투자연기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잘하면 내년안에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통화 및 금리=올해 총통화증가율(M2)은 약 18%대에 달한다. IMF는 내년에 통화를 긴축적으로운용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약 13%를 넘기 어렵게 됐다.

통화증가율이 낮아지면 시중에 공급되는 돈의 양의 줄어들어 기업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해진다.따라서 차입경영에 의존한 기업들의 연쇄부도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도폭등하게 되며 IMF는 일시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용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대 18~20%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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