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딛고 성장궤도 진입 중미대국 멕시코의 명암

입력 1997-12-02 14:44:00

멕시코는 면적이 한반도의 약9배로 땅크기만큼이나 무궁무진한 관광자원과 지하자원을 보유하고있을뿐 아니라 인구도 약9천3백만명에 이르러 가히 대국이라 할 수 있다. 94년말 페소화 폭락으로 인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96년 5.1% 경제성장을 이루고 97년에도 6%이상의 성장이 전망돼멕시코경제의 앞날은 밝다고 할수 있다.

외국인의 경우(특히 동양인들) 멕시코에서의 생활에 대해 대부분 만족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물가가 비교적 저렴하고(가정부고용의 경우 한달에 약15만원 내외) 국민성이 친절하여 운전중 길을 물을때 한번도 귀찮은 표정을 짓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

그러나 94년 12월 경제위기의 여파로 아직까지도 치안은 안전한 상태가 아니다.외국관광객들이 택시를 이용할 경우 다소 비용이 비싸더라도 콜택시를 이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사람들은 대체로 한국사람들보다 심성이 더 착한것으로 보이나 업무수행속도는 훨씬 느긋한 편이다. 얼마전 한국상사원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기위해 식탁옆으로 지나가는 웨이터를 불렀으나못들은 척하고 지나가길래 잠시후 화가나서 왜 부르는데 그냥 갔느냐고 묻자 대답이 그때 다른손님의 주문을 받고 주방으로 가는 중이었으며 또다시 다른손님의 주문을 받으면 먼저 손님의 주문을 잊어버릴것같아 그냥갔다는말에 한바탕 웃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운전중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뀔때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여지없이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것은 평소 멕시코인들의 성격을 생각할때 쉽게 이해가 가지않는다.

멕시코에 살면 늘 마음 한구석에 어두운 면을 갖게되는데 이는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꾀죄죄하고 헐벗은 모습으로 구걸하는 어린이, 애기를 업고있는 여인, 할머니들이다.한국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의식을 갖고 살고 있으나 중산층이라는 개념이 멕시코에서는 어쩌면 생소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이는 국민구성이 소수의 부자(약5%내외)를 제외하면나머지는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제적 신분변화(상승)역시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이며 거의 세습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 살때 조국에 대해 솔직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기가 쉽지 않았으나 멕시코에 와보면 한국은 그래로 아직까지는 또 어느정도는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변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최영범(멕시코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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