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통·대중교통 대중화-승용차를 버립시다(4)

입력 1997-12-01 14:33:00

자가용을 버리고 버스·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교통 전문가들은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음을 환기한다. 바로 자전거를 주로 타는 것.

자전거를 타면 우선 도로 건설 부담이 줄어든다. 배기 가스량이 줄어 도시 공기가 맑아지고 소음도도 떨어진다. 기름을 안쓰니 비싼 달러 줘가며 원유를 안사와도 된다. 근거리 도시 교통수단으로는 가장 바람직한 것인 셈.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자전거에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다. 도로교통 안전협회 대구지부 박종규 안전시설과장은 "유럽에서는 버스 전용차로 만큼 자전거 전용도로를 중시한다"고 했다. 도시계획 때부터 아예 그렇게 한다는 것.

중국을 갔다 온 사람들은 너나 없이 자전거 물결을 첫 인상으로 말한다. 상해·북경 등 대도시의그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온다는 것.

대구는 자전거를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아주 적합한 구조를 하고 있다. 대부분이 평지인 것. 중국 다른 도시와 달리 중경(重慶)에서는 자전거를 볼 수 없다. 지형 높낮이 차이가 심하기 때문. 그런 면에서 대구는 아주 축복받은 땅인 셈.

그런데도 대구에는 자전거를 아주 골치아픈 도로 장애물 따위로 치부하는 뒤틀린 시각이 여전히지배하고 있다. 차량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운전에 방해된다는 정도로만 인식하기 때문.뒤늦게야 2008년까지 3백6개 노선 4백58km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대구역~동인네거리 구간 등 19개 노선에 71km가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마저 지하철과의연계성 등을 무시, 올해 계획 수정을 위해 또다시 8천만원의 예산을 얹었다. 그런 결함 때문인지완공된 19개 자전거 도로를 지난 10월 대구 YMCA가 조사한 결과, 이용도·편의성·연계성 등에서 아주 형편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 도로 방안은 인도(人道)를 갉아 먹고 만드는 것. 올해 초 처음으로 고산국도 차로 위에 9km를 만들어 보기도 했으나, 곧 폐지하고 다시 인도 위로 올릴 계획이다. 만들어 놔도 불법 주차차량이 다 차지해 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태에 아주 비관적이다. 당연히 차로 한개를 막아 만들어야 하고, 차량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앙분리대 같은 고정 장애물을 설치해 완전히 분리시켜야 한다는 것. 이런 장치가 받침돼야 자전거 이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 자전거 세울 장치의 곳곳 설치 필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

영남대 김대웅교수(도시공학)는 "교통신호에까지 자전거용 보조 신호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말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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