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대일협력 요청

입력 1997-11-29 15:12:00

일본의 미쓰즈카 히로시(三塚 博)대장상은 요즈음 얼마나 바쁜지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고 기자들에게 말한다고 한다.

일본 4대증권회사였던 야마이치증권의 붕괴 쇼크와 계속되는 금융기관의 도산으로 나타난 금융위기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여파를 미쳐 경기불황을 더욱 부채질 하고있다. 실업률은 최악으로 떨어졌고 기업에도 감원태풍이 불고 있다. 흉흉해진 민심으로 하시모토 정권자체도 언제 무너질지모를 상황이다. 유력 정치인들이 스캔들에 말려있는 가운데 미쓰즈카 대장상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이 야당으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라 그는 다음주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 확대회의에 참석할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절박하고 바쁘기는 임창렬 부총리가 더하다. 28일 급거 일본을 방문했으나 미쓰즈카 대장상과는 오후7시가 되어서야 약30분간의 면담을 성사시켰다.

미쓰즈카 대장상은 IMF와의 조기 합의를 강조하면서 "합의가 이뤄지면IMF를 중심으로한 국제적인 틀안에서 지원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원규모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 APEC총회에서 한일정상회담시에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가 밝힌 내용에서 조금도 진전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임부총리는 일본 정부가 "충분하고 적절한" 지원을 약속한 것이 당장 눈앞의 불을 끄는데는 미흡할지 모르지만 그런대로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강조했다. 임부총리는 IMF등 국제기구의 협조가 필요하나 역시 기대할 곳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것이다. 일본이 소극적이면다른나라도 지원을 꺼릴 지도 모른다. 따라서 일본의 지원은 심리적 가치외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자민련의 박태준(朴泰俊)총재도 일본을 방문해 유력인사들을 만나 일본의 협력을 요청할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으로 부터의 금융 지원를 얻기위해 만에 하나라도 현재 양국간에 진행중인 독도문제를 포함한 한일어업협정 등 각종 현안 문제에 있어서 저자세로 양보하게 되는 사태를 초래하지는않을지 우려된다. 일본은 11월중에 어업협정 개정문제가 타결되지 않을 시에는 현행 협정도 파기하겠다고 큰소리친 바 있다.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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