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버스 '거품경영'

입력 1997-11-28 00:00:00

경영난을 핑계로 서비스 개선을 외면 해온 대구시내 시내버스 업체들의 상당수가 주주들의 자리나눠먹기, 관리인력 과다 등 제살 뜯어먹기식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로 부터 "업계와 행정당국의 대중 교통 경영합리화 노력이 빈말이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대구시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 32개 시내버스 업체는 자산 10억~50억원 정도의 중소기업 규모지만 주주 숫자가 10명 이상인 업체가 5개나 되고 사무직 관리요원만 20명 넘는 업체가 절반이넘는다. 이에 반해 정비원 숫자는 회사당 10명꼴도 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어 군살빼기가 시급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주가 많은 업체들은 대부분 주주들이 이사, 부장 등 불필요한 고임금 간부직을 만들어 월급을 챙겨가는 것이 관행화돼 관리요원이 사장 포함 20명이 넘는다.

버스노조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자산이 14억원 정도에 불과한 한 업체는 주주가 18명이나 되는데다이들 가운데 10명 가량이 이사, 부장 등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또다른 업체는 주주 12명가운데 7명이 간부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경영구조로 인해 공동배차제로 운행되는 대구 시내버스 업체들간 버스 1대당 수입금은 비슷한데도 경영상태는 업체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업체들의 제살뜯어먹기 관행으로 인한 경영난은 지금껏 감사에서 지적되거나 행정당국에의해 체질개선 요구를 받은 일이 한번도 없어 업계의 경영난맥을 시민들이 요금인상으로 메워주는 악순환을 가져왔다는 비판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주주임을 내세워 1년에 수천만원씩 곶감 빼먹듯 하는데 경영난이 오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요금은 오르는데도 기사 임금과 서비스는 제 자리 걸음인 현 업계의 구조적모순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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