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가계부 써온 조원숙씨

입력 1997-11-26 14:06:00

대구 팔달시장안에서 액세서리가게를 운영하는 조원숙씨(47.서구 비산5동 만평아파트))는 가계부쓰기를 통해 절약생활을 한다.

신혼때 조금 쓰다 밀쳐두었던 가계부를 조씨가 다시 쓰게된 것은 예천에서 대구로 이사온 6년전부터. "대구로 오니 반찬거리도 하나부터 열까지 사먹어야하고 교통비도 수월찮고, 교육비다 뭐다해서 지출이 크게 늘어났죠. 조목조목 적어야겠다싶어 가계부를 다시 쓰게 됐습니다"초등교사인 남편의 월급중 절반정도를 각종 적금, 보험 등으로 저축하는 한편 생활비, 4명의 자녀교육비 등을 충당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금의 가게를 시작했다. 남편이 일곱남매의 맏이라 집안행사도 많고 이런저런 지출도 적지않다. 게다가 이 몇년간은 대학에 다니는 두아들과 남편의 대학원진학으로 숨돌릴 틈도 없이 빡빡했다.

하루의 지출을 그때그때 10원단위까지 철저하게 메모해두었다 자기전에 적었다. 날짜별로 내야할세금도 메모지에 미리 체크해두면 쓸데없는 과태료를 내지 않게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적은 가계부내용을 일주일단위로 점검해보고 월말에는 월계를 내본다. 때로는 '이번달엔 누가 얼마를 썼고…'식의 개인별 씀씀이를 도표로 내서 보여준다. "아이들이 뭘 사려다가도 아이고, 또 엄마가계부에 적힌대이 하면서 조심할 때도 있지요"

채소, 생선 등 부식은 값이 싼 리어카나 노점에서 주로 사고 교복 등 아이들옷은 얻어입히고 꼭사야될 옷은 재래시장이나 상설할인점을 이용하며, 외식은 거의 없고 어쩌다 있어도 자장면 정도로 그친다.

대신 아이 넷 모두에게 월 4만~5만원씩 불입하는 차세대통장을 만들어줬고, 쌍둥이 딸들의 대학입학금용 적금도 들고 있다. 가게를 시작할때 빚졌던 3천만원도 다 갚았다. 빠듯한 살림속에서도적자를 안낸데 대해 조씨는 순전히 가계부덕분이라고 고마워한다. "앞으로 아들 장가보낼때 시어머니가 가계부 쓴다하면 딸 안보내려한다고, 가계부쓴다는 말 절대 하지말라고 친구들이 농담하지만 가계부보다 더 확실한 절약방법도 없을 겁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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