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부도냈습니까"
종합주가지수가 4백50.64로 폭락하며 10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2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당 ㅎ증권 대구지점 객장. 주가지수가 전날보다 34.79포인트가 떨어져 사상최대의 하락률을 나타내자 투자자 20여명은 시세 전광판을 넋나간 표정으로 바라봤다.
화가 난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 직원들에게 거래중단을 요구했다. 한 50대 남자는 "거래를 중단하지 않겠다면 쳐다보기조차 괴로운 전광판이라도 꺼달라"고 요구했고, 증권사는 이례적으로 20분여동안 전광판을 껐다.
객장에 나온 투자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주가폭락과 경제난의 책임을 정부와 정치권에 돌렸다. 10년동안 주식에 매달리다 5천만원을 잃고 집까지 날렸다는 김모씨(52). "개혁을 한답시고 대기업의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린 것이 정치인들 아닙니까. 정부가 경제구조를 바꾼답시고 너무 서두르다경제를 이지경으로 만들었어요" 투자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긴급자금 신청이 이번 주가폭락의 원인이 된만큼 4백선도 무너질지 모른다"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경제난엔 아랑곳 않고 대권을 차지하려 이전투구를 벌이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질타가쏟아졌다. 한 투자자는 "대권주자들이 세를 과시하려고 경쟁적으로 열고 있는 행사에 드는 돈은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사경을 헤매는 경제를 살리는데 대선후보들도 발벗고 나서라"고목소리를 높였다.
주가하락을 표시하는 녹색불이 전광판을 뒤덮자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을 다 팔아버리겠다며 자리를 떴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여름부터 증권사 객장엔 낮술을 마신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 주가가 사상 최대로 떨어진 이날도 투자자들은 "소주나 한잔하면서 가슴속 응어리를 풀자"면서 하나둘씩 객장을 빠져 나갔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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