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11-22 00:00:00

'아무리 하늘이 어두워도 자세히 보면 한 두개의 별빛을 찾을 수 있다'는 서양속담이 있다. 우리사회의 이구석 저구석 다 둘러 봐도 희망과 기쁨을 안겨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고, 국난(國難)이라는 용어를 서슴지 않고 써 댈 정도로 위기에 처한 오늘이지만 영 절망할 수준은 아닌것 같다. 그러나 '내돈 내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듯 외환위기로 나라안이 들끓고 있음에도 혼수장만하러 수만달러를 갖고 해외로 나가려던 사람이 적발되기도 했다. 국민들은 일제히 개탄했다.기업들이 언제 부도 당할지 벌벌 떨고 있고, 직장인들은 내일을 알수 없는 불안에 휩싸여 있어도해외쇼핑을 즐기는 사람 따로 있고 원정도박꾼들의 넋나간 행각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검찰은어제 해외에서 '환치기 도박'을 해온 나이트클럽주인등 18명을 구속했는데, 도박으로 탕진한 돈이자그마치 2백50억원이라 한다. 환(換)치기란 수법은 해외에서 달러 돈을 빌려쓰고 그 돈을 국내에서 원화로 지급하는 방법이다. 환치기 전문업자까지 개입된 이같은 방법을 쓰면 반출외화의 제한을 거의 받지 않고 마음대로 달러를 쓸 수가 있다. 이번에 구속된 18명가운데 환치기업자가 10명이 포함된 사실만 보더라도 새는 달러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선 나라살림이 거들나지 않게 하기위해 거액의 외국돈을 꾸어 오기로 하는 등 경제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판국에 무슨 짓들인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어두운 밤하늘을 자세히 보니 한두개의 별빛이보인다. 절약과 내핍의식이 범국민운동으로 발전될 기미가 있다.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시민들이주변에서부터 많아지기 시작했다. 승용차 10부제동참, 수입품 구매충동자제등 10%% 절약운동이그것이다. '역시 한민족은 위대했다'는 먼훗날의 평가가 나올 수 있게 아껴쓰기운동에 모두 나서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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