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생 우선"
21일 저녁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대선후보 및 정당대표간의 청와대 5자회동은 한마디로 발등에떨어진 불, 경제난 해결을 위한'지혜모으기'자리였다.
청와대측이 캐나다 밴쿠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김대통령의 출국을 하루앞두고 서둘러 회동을 주선한 배경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에 대해 정치권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자는 의도였음이 드러났다. 이날 만찬회동이 끝나자마자배석했던 임창렬(林昌烈)경제부총리가 한밤중에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방침을 공식발표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청와대의 의도대로 이날 회동을 통해 정치권의 동의를 받아냈고 김대통령이 금융개혁 관련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간곡히 요청, 다시 한번 절충을 시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이날 회동의 주요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국제기구에 손을 벌리지 않으면 안되는 참담한 상황이 작용한 탓인지 이날 정치지도자들은 다소견해를 달리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간 협의를 통해 금융개혁입법을조기에 처리한다는 원칙에 비교적 선선하게 합의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선 후보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은 이날 회동에서도 그대로 전개돼 앞으로의 상황전개에 따라 계속 불씨로 남을 것 같다.
우선 정부방침을 승인했다고는 하지만 IMF구제금융 신청문제다.
이날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IMF는 국제협력기관이라며"IMF자금 활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으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무원칙한 입장 변경을 비난하는 자세를 풀지 않았다.
특히 김대통령의 APEC 참석문제에서는 극명한 대조를 보여 주목됐다.
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주요국 정상들을 만나서 그동안 우리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위해 취한 조치들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밴쿠버 정상회의 참석의미를강조했으나 이후보는 "국민의 마음은 어려운 이 때에 대통령이 꼭 나가야 되느냐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재고를 요청했다.
반면 국민회의 김후보는"APEC회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만들어서 가야 한다"며 "오히려 안가면 우리 경제의 국제적 신인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해 김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하고 나섰다.회동후 청와대측은 만족감을 표시했고 대선후보를 비롯한 정당지도자들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반응을 보였으나 이같은 정치권의 협조 분위기가 김대통령이 오는 27일 귀국한 이후에도 그대로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날 청와대회동의 의미 자체를 격하하면서 거부한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와 이만섭(李萬燮)총재측의 칼날같은 태도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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