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시티폰 중도하차 위기

입력 1997-11-20 15:20:00

발신전용휴대전화 시티폰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도시형휴대전화' '주머니속의 공중전화'를 표방하며 출발했던 시티폰이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의 사업포기결정을 계기로 장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걸 수만 있고 받을수는 없는 기술적 제약, 협소한 통화가능구역, PCS의 등장에 따른 시장축소 등 불리함을 딛고 시티폰은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지난 9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66만여 가입자를 확보했다. PCS의 영업활동이 강화된 이달 들어서도 시티폰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 연말까지 가입자는 1백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고있는 셈이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전국의 모든 사업자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막대한 고정비용이 지출되고 있는데다 가입자 1명당 평균 통화요금이 당초 예상1만8천원에 훨씬 못미치는 1만2천원선에불과하기 때문.

대구경북지역 015시티폰사업자인 세림이동통신의 경우 기지국설치등 시설투자에 모두 70억원을썼다. 하지만 매출액은 연말까지 12억원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3분의2는 전용회선사용료,기지국사용료, 접속료 명목으로 한국통신에 내야한다. 가입자가 늘어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얘기다. 이 때문에 '재주는 015사업자들이 부리고 돈은 한국통신이 번다'는 불만이 015시티폰사업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이동통신 사업권 반납결정과 관련, 세림이동통신은 "시티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밝혔다. 시티폰에 발신기능을 부여하고 기지국출력을 높여 통화가능지역을 확대하면 가입자도 늘어나고 매출액도 증가할 것이란게 세림이동통신의 희망섞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공중전화처럼 요금이 저렴한 휴대전화인 시티폰은 서민들을 위한 통신서비스인 만큼정부가 기지국 출력증강발신기능부여등 시티폰사업자들의 요구를 수용, 시티폰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