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떠난 우주비행선" 블랙홀 가장자리 너머를 여행하는 이벤트 호라이즌호.
최근 개봉된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 (Event Horizon)은 웜홀을 지나 사건의 지평선 너머 악령의세계로 여행을 떠난 난파우주선에 관한 영화다. 2040년 초광선 우주비행을 목적으로 극비리에 완성된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 호가 실종된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진 원인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로부터 7년 후, 홀연히 사라졌던 이벤트 호라이즌호가 해왕선 근처에서 난데없이 출현한다. 우주선으로부터 포착된 미약한 신호에는 생존자들의 죽어 가는 비명소리와 지옥으로부터 너자신을 구하라 는 알 수 없는 메시지만 섞여 있다.
이벤트 호라이즌호는 그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으며, 생존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우주선의 이름인 이벤트 호라이즌 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우주의 무수한 별들은 엄청난 양의기체가 자체의 중력으로 수축하면서 만들어진다. 대부분이 수소인 이 기체덩어리는 수축할수록서로 충돌하면서 뜨거워진다. 어느 정도 이상의 온도가 되면 수소 기체들은 서로 밀치며 충돌하기를 멈추고, 붙어서 헬륨(He)을 만들기에 이른다.
이때 발생하는 열은 기체의 압력을 높여서 기체덩어리가 자체의 중력 때문에 수축하려는 힘과 균형을 이룬다.
그러나 모든 별들이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블랙홀은 큰 질량의 별이 중력붕괴를 일으켜 계속 수축해, 마침내 한 점에 거대한 질량이 압축되어 생긴 시공의 구멍이다. 엄청난 중력으로외부의 물질이나 빛을 모조리 빨아들일 뿐 아니라, 한번 들어간 물질이나 빛은 내부에서 절대로빠져나올수 없다.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의 가장자리를 이벤트 호라이즌, 즉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사건의 지평선은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우주와 블랙홀 사이의 경계면이다. 사건의 지평선 위의한 점에서 출발한 빛은 지평선에 수직방향의 빛을 제외하고는 모두 블랙홀 내부로 흡수된다.사건의 지평선 근처에서는 시간의 흐름도 그 걸음을 멈춘다.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입자를 멀리에서 보면, 사건의 지평선 앞에서 움직임이 차츰 느려지다가마침내 얼어붙은 것처럼 정지하고 만다. 입자는 영원히 사건의 지평선을 가로지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입자가 지평선을 횡단하는 순간, 먼 우주에서는 무한의 시간이 흐른다. 이벤트 호라이즌 호. 미스터리를 간직한 우주선에 썩 어울리는 이름이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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