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강경식경제팀 교체 배경

입력 1997-11-19 15:08:00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강경식(姜慶植)경제부총리팀을 전격 경질한 것은 우리경제가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인식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가적 부도사태'마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금융위기를 해결하는데 적극대처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엿볼수 있게하고 있다.

강부총리가 지난 '3.5'개각때 입각, 한보와 기아를 비롯한 대기업의 잇단 부도사태를 처리하고, 금융개혁을 추진하는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분위기를 일대 쇄신하는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우재(愼右宰)청와대대변인이 19일 "김대통령은 당면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결연한 의지로 이번 경제팀을 경질했다"고 발표한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특히 임창렬(林昌烈)경제부총리, 김영섭(金永燮)경제수석 등 새 경제팀의 임기가 1백일도 채 안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김대통령이 현 금융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강부총리팀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금융개혁 관련 법안들이 이번 정기국회회기내에 처리되지못한다는 점이 확실시됐던 이번주초부터 김대통령은 경제팀 교체여부를 놓고 상당히 고심해왔던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은 그동안 '시장경제원리에 철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강부총리팀의 '고집'이 결과적으로 지금의 금융대란을 초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지금으로서는 사실상 대책이 없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국민 등모든 경제주체가 새롭게 의지를 가다듬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상징적' 계기가 필요하다고 보았음직하다.

새로운 임창렬부총리팀의 색깔을 보면,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경제정책의 최대중점을 금융위기대처에 두겠다는 김대통령의 분명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임부총리는 재무부 경제협력국장, 이재국장, 증권국장을 거치고 재경원차관을 지낸 정통재무관료로서 금융분야에 관한한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김영섭경제수석도 역시 재무부 이재국장,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을 거친 '금융통'으로오랫동안 임부총리와 '호흡'을 맞춰 왔기때문에 이번에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정해주통산장관은 상공부 기초공업국장과 통산부 차관보를 거친 통산분야 전문가로 임부총리의기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리를 이동한 것으로 보 인다.

교체된 강부총리와 김인호경제수석이 모두 경제기획원 출신들로서 거시경제 분야에는 정통하지만, 금융분야에 다소 약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셈이다.

새 경제팀은 우선 당면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발벗고 나설 예정이다.

당장 20일 정부의 금융시장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 문제 등 추가대책 마련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새 경제팀은 전임 강부총리팀이 막바지에 '고배'를 마셨던 금융개혁법안을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책임도 떠맡게 됐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