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4일 대선후보초청 TV토론회에서"DJP연합은 권력나눠먹기를 위한 정략적 야합"이라고 비판하고 자신과 조총재와의 연합은 "3김정치와 낡은 정치를 벗고자 하는모든 양심세력을 규합하려는 연합"이라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3김이 청산대상이 되어야 할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분을개인적으로 청산하자는 것이 아니라 3김정치의 구도를 청산하자는 것"이라면서 "3김정치는 대립과 갈등 지역할거에 근거를 둔 붕당, 가신, 패권정치, 돈과 결부된 돈정치"라고 비판했다.이날 토론회에서 이총재는 그동안의 각종 토론회에서 보여준 교과서적이고 딱딱한 답변태도에서벗어나 시종일관 공세적이고 자신감있는 태도를 보여 최근의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표정이었다.특히 그는"여론조사는 지금 다시 하면 달라질 것"이라면서 "현재의 조사결과는 12월 18일 국민이선택하는 시점의 의사와 반드시 같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선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또'의원직 사퇴설'을 이같은 자신감의 표시로 봐도 되느냐고 묻자 "그렇다"며 의원직 사퇴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의원직 사퇴설을 극구 부인해 온 그가 이날 후보등록 직전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반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총재는 여론조사와 관련 지지율이 3위인데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지지율로만 한다면내가 사퇴할 필요없이 지금 지지율 1위인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면 될 것"이라며 공세적 답변으로 일축했다.
또 토론회 막바지에 아들의 소록도행과 부인 한인옥여사의 눈물 등을 거론하며 정치권에 들어온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자"후회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4월 정치권에들어올 때는 이런 길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가족이 받는 고통을 시련으로 알고받아 들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나라가 정치의 올바른 모습을 찾고 정말 잘 되기를 바란다"며 담담하게 소회를 피력했다.
이총재는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인제씨의당은 도덕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경선에 승복한다고 해놓고 국민의 이름을 팔아 나갔으며 이것은 3김정치에 못지 않은 민주주의의 배반이며 이런 부도덕성을 시인하고 고친다면 얼마든지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이후보보다는 DJP연합에 대해 더욱 호된 비판을 가했다. 이총재는"정권교체만이 최상의 가치"라는 김총재의 주장에 대해"정권교체가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갈때 민주적 가치가 있는 것이지 정권교체가 무조건 민주주의는 아니다"면서 "만일 정권교체로 공산주의로 가더라도 민주주의냐"라고 반박했다. 또 김총재가 전날 이후보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키운사람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김대통령과 나는 현정부의 정치에 참여하며 맺은 인간적 신의가있다면서도 정치 방향이나 노선에서 김대통령과 같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김총재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아킬레스건처럼 이총재를 괴롭혀온 아들의 병역문제는 그동안의 각종토론회에서 상당부분 걸러진 탓에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대중총재의 비자금 폭로를 둘러싸고 패널리스트들의 공방이 집중되자 이총재는 다소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국가기관이나 공권력을 통한 불법적인 자료의 유출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총재는 그만한 정도의 자료라면 어는 정도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자료의 출처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파출소 한 번 안 가보고도 수십년 민주화투쟁을 한 분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지적하자"자유당시절 이승만(李承晩)대통령이 지나가는데 박수를 안 쳤다고 파출소에 끌려간 적이 있다"고 응수하면서 "민주화는 길에서 싸우고 구속된 분들의 노고가 컸지만 곁에서 드러나지 않게힘을 모은 사람들의 힘이 합쳐서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판사시절 민주화투쟁 인사들의구속영장이 들어올 때 외부압력이 있어도 기각하면서 고민하고 노력했다"며 '평생을 호의호식해왔다'는 비난에 해명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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