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의 이인제(李仁濟)후보는 12일 젊은 후보, 정보화에 앞선 후보임을 강조하려는 듯 기조연설문을 노트북PC에 준비, 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창당 전당대회 후보수락 연설에서도 연출된 장면이었다.
이후보는 이날 3개 전국TV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는 마지막 토론이라는 점을 의식, 비교적 패널리스트들의 파상적 질문 공세에 때로는 공격적이다 싶을 정도로 대답했다.
그러나 이후보의 아킬레스건(腱)인 경선 불복에 대한 40~50분 간의 집요한 추궁에는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진땀을 흘렸다. 치열한 공방전을 통해 이후보는 불복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려 했지만 논리가 부족해 보였다. 한복차림으로 방청석에앉아 토론회를 지켜 본 이후보의 부인 김은숙(金銀淑)씨는 이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봤다.또 김현철(金賢哲)씨 인맥의 지원설 등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거나"억울하다"며 해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손명순(孫命順)여사의 2백억원 자금지원설에 대해서는"한 푼이라도 받았으면 집사람과 함께 교도소로 들어 가겠다"는 극한 발언까지 동원,일축하려 애를 써 눈길을 끌었다.
답변태도에서 이후보는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 그렇다, 그렇지 않다는 말을 먼저 한 뒤 그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는 독특한 화법을 구사함으로써 보다 분명하고 자신감 넘친 모습으로 비치려고노력했다.
이후보는 23억8천여만원이라는 국민신당 창당자금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동지들과 후원자들이갹출한 돈으로 나도 1천만원을 냈다"며 "회계원칙에 따라 정확히 한 뒤 선관위에 신고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병민(田炳旼)씨 등 김현철씨 인맥의 지원의혹과 관련해서는"전씨 등은 잘 모르고 한 두명 정도일하는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현재 신당에서 일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그러냐"고 답하기만 했다. 또 청와대의 이인제지지설과 관련해서는"출마선언 이후 45일간 단 1명의 국회의원도없었는데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며"지금의 혼란과 난맥상에 대해 3김정당은 아무 것도 못하고 있으며 김대통령이 이를 실증하고 있다"고 김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과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태도에 대해서는"일반법 원리에 따라 검찰권이 독립적으로 행사될 것"이라며 "고발과 증거가 있으면 모든 사람은 법앞에 평등하므로 일반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사 쪽에 무게를 두었다.
경선 불복에 대한 집중포화에 이후보는"경선승복 약속만을 지키기에는 더 큰 짐이 있었다"며 국민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음을 강조하고"신한국당 경선은 불완전해 국민지지가 가장높은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것이 귀결이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반장선거 불복사태 등 예상되는 자녀교육의 문제점 지적에 "종합적으로 잘 설명하면 학생들은 이인제가용기있는 결단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리고는"내가 출마하지 않으면 3김지도자중 한 명이 선택되거나 군인의 복종을 받아낼 수 없고 애국심이 의심받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김대중총재와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동시에 겨냥하고 자신의 출마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변했다.
이후보는 이어 법원의 김현철씨 보석결정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한보 소용돌이가 국민들 마음 속에 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법부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며 시기적으로 빨랐음을 지적했다.
이후보는 이날 토론회 마지막 부분에서 93년 노동부장관시절 무노동부분 임금 파문 등 경제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을 받고"대법원의 판례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지 무노동부분 임금을 주장한 것은 아니었다"며 해명하고"노조이름으로 조직과 자금을 갖고 후보를 내는것은 어렵고 곤란하다"고 반대, 기업과 보수층에서 갖고 있는 불안감 해소에 주력했다. 그는 또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실명제를 대폭 수정 보완, 장기 무기명채권을 발행하거나 과거를 묻지않는 방식으로 지하자금을 양성화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東寬기자〉
댓글 많은 뉴스
"尹 지지율 46% 나와…2030 지지율도 40%대 ↑"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