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암권(Lithosphere), 수권(Hydrosphere), 기권(Atmosphere)등으로 구성되며 생태계는 이들각 권역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 권역들은 상호 보완적이며 어느 하나 중요치 않은 것이 없다.소우주에 비유되는 인체 기관들이 제 역할을 갖고 있듯 지구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 중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으나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중의 하나다. 이러한 자원이 도수로및 터널 건설등으로 인해 파괴되어 식물이 고사하는 경우도 간혹 볼수 있다. 식물고사 현상은 식물에 흡수되던 토양수에 큰 변화가 있음을 암시하며 이 토양수는 지하수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등산로 저 멀리 암벽끝에 자리잡은 소나무를 보고 사람들은 흔히 비바람속에도 잘 견뎌내는 꿋꿋함의 상징으로 여기거나 어떻게 저런 곳에서도 나무가 자랄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는 암석내의 작은 틈을 통해 지하수라는 생명수가 소나무의 뿌리끝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수십억년의 긴 세월을 거쳐 오늘의 지구가 형성된 데에는 지진이나 화산활동의 영향을 빼놓을수없다.이로 인해 지각은 부서지고 휘고 심지어 녹아버리기까지 하면서 암석에 절리나 단층이라 일컫는 크고 작은 틈을 만들게 됐다. 이러한 틈은 연속성이 있으므로 물의 흐름을 규제하고 인류최후의 수자원인 지하수층(대수층)을 형성하게 된다. 암벽에서 한방울 두방울 모여서 형성된 소위'약수'도 지하수가 지표로 노출된 것이라 할수 있다.
이러한 암석내의 작은 틈을 따라 흐르는 물은 윗 부분의 두터운 토양층과 연결된 틈을 통해 공급될 수도 있고 더 깊은 곳의 지하수가 모세관현상에 의해 상승할수도 있다. 이러한 까닭에 소나무는 가뭄에 구애받지 않고 늘 푸르름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암벽끝의 소나무는 공급되는 물속의 영양분이 한정되어 있고 뿌리 뻗을 공간이 비좁아 성장 속도가 느린 것이 평지의 다른소나무들과 다르다. 또 암벽위 단층면의 약한 틈을 따라 자란 초본류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이들이 가뭄에도 잘 견디는 것은 빗물이 아니라 아래에서 공급되는 지하수때문임을 암시해 준다.
지하수가 없다면 생태계의 존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산을 오를 때 암벽과 잘 어우러진 소나무를 심미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뿌리를 적셔주는 생명수의 근원을 생각함으로써 지하수 자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이진국(영남자연생태보존회.환경지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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