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국민신당 얽힌 의혹 씻어야

입력 1997-11-05 00:00:00

국민신당이 공식출범하고 대통령후보로 이인제씨를 선출함으로써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 구도의 윤곽이 잡히게 됐다.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대선가도가 삼자(三者) 대결로 압축됨으로써어느정도 정돈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당 조순총재의 거취문제가 걸려있고 소위 반(反)DJP연대의 귀착점이 어떻게 될지 유동적이다.

국민신당은 '세대교체와 국민참여정치'를 표방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정당이며, 대통령후보 역시 '자유경선불복=민주주의 유린'이라는 원죄(原罪)를 안고있어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이해를 구하는 문제부터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당장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에서 제기하고 있는YS지원설과 창당자금출처에 관한 의문이다. 자금과 연계해서 이인제후보지원을 위한 청와대개입설이 흘러나와 신당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는 점을 명백하게 해명해야 국민신당의 정체성을확보할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주변사람들이 신당창당의 배후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정당임을 강조하는 신당의 도덕적 기반을 상실하게 되는거나 다름없다. 국민신당의 도덕성문제와동시에 김대통령의 분명한 처신이 요망되며, 청와대 보좌진들의 언행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어느 정당, 어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정권재창출'에 대한 집념과 의지는 버리기 힘든다는 점을알고 있지만, 이번 대선만은 집권자의 공정한 선거관리와 깨끗한 정치풍토를 기필코 정착시켜야할 중요한 대사(大事)이니만큼, 정권재창출의 미련을 갖지 말아야한다고 본다. 식언(食言)과 배신(背信)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증오가 어느정도인지 알아야 한다.국민신당의 대통령후보가 '경선불복'이라는 원죄를 안고 있다면, 국민회의.자민련의 단일후보도원죄가 있다. 87년의 야당분열로 '정권교체'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한 장본인이며 92년 대선패배후 정계은퇴 공언을 뒤엎은 인물이다. 신한국당의 후보는 두 아들 모두 군에 보내지 않은 사실이 폭로됨으로써 인기가 뚝 떨어진 사람이다. 불행히도 이번 대선에는 유력세후보 모두 정치도덕적 치명상을 입고있는 사람들이다.

국민신당 창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착잡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 나라의 정치권이 언제쯤바르게 안정될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치는 현실'이라고 볼때, 이번 대선은 내각제(개헌)냐 대통령제(호헌)냐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태생적(胎生的)으로 타격을받은 후보들이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은 강요되고 있는 셈이다. 후보들은 이제 비방.폭로.공작.음해등 낡은 선거운동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나라의 미래설계와 정책대결로 득표활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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