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 오늘 창당대회

입력 1997-11-04 15:02:00

대선투표일을 한달 보름 앞두고 이인제(李仁濟)후보를 내세운 제4의 정당인 국민신당이 4일 창당대회를 갖고 출범했다.

신당은"국민신당은 대선용이 아니며 민주개혁 세력의 연합체로서 자리를 굳게 지킬 것"임을 선언했다. 대통령선거와 함께 생겨났다 선거가 끝나면 사라진 수많은 1인정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점을 밝혔다.

가장 젊은 후보와 가장 짧은 연륜을 내걸고 낡고 부패한 정치에서 밝고 희망찬 새정치를 지향하며 이날 출범한 국민신당은 여론지지도 2위를 발판으로 삼아 세대교체의 돌풍을 일으켜 DJP연대를 극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신당은 또 신한국당과 DJP연대를 이뤄낸 국민회의나 민주당처럼 당의 총재와 후보를 겸하는 체제를 탈피했다. 즉 당권과 대선후보를 분리함으로써 권력의 분산을 가시화한 것이다. 당헌·당규에서도 총재 일변도의 당운영을 탈피, 총재와 최고위원 그리고 당무위원 간의 권력분산을 명문화하고 실질적 경선을 도입함으로써 당내 민주화를 실현하는 등의 약속을 했다.

창당선언문에서도 "지난간 시대를 지배한 낡은 가치와 지역갈등을 극복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며 "국민신당은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진정한 국민정치시대를 열어갈 정치명예혁명의 기수임을 선언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대선후보 이인제, 총재 이만섭(李萬燮), 최고위원 장을병(張乙炳) 등 이제 지도체제구성을 시작한 국민신당의 앞날에 탄탄대로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넘어야 할 산과 고비가 더 많아 보인다.

가장 큰 문제점이 세의 부족이다. 현재 신당에 소속된 현역의원의 수는 7명에 불과하다. 민주당보다 못하다. 이들의 세확산은 또 신한국당의 내분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내분이 격화돼야 세가 모이고 내분이 진정되면 세확산은 중도에 그칠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닌듯하지만 일차적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이 현역의원 20명선을 넘겨 세확산의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또 국민신당이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는 YS색채를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다. 민주계 일색의정당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정치적 부자관계로 배후지원설까지 유포돼 신당을 '김영삼(金泳三)당''민주계의 집권연장 음모'라는 비난이 있는 마당에 이를 신당이 극복치 못할 경우 YS실정(失政)의 연장선상에 있는 국민신당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좌절할 공산도 없지 않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일제히 공격하고 나선 것도 신당의 아킬레스건(腱)이 무엇인지를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지층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도 국민신당은 안고 있다. 현재 신당의 주요 지지층은20~30대가 주류다. 장·노년층의 불안감을 덜어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20~30대층은 자기 목소리는 강하지만 투표율은 가장 낮은 층이다. 이는 여론지지도와 득표율이 상이할 수도 있음을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또 보수층의 지지도도 그리 높지 못한 편이다. 안정보다는 변화, 보수보다는 개혁적 이미지가 더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대중총재에게로 정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보수안정세력의 표를 흡수하기 위해서도 변화의 이미지와 함께 안정의 색채도 나타내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함께 안고 있다. 신당이 생각하는 이인제 대 김대중의 양자대결구도가 되기 위해서도 이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李東寬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