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누구를 위한 DJP연대인가

입력 1997-11-04 15:17:00

주요 야당으로서는 처음으로 단일화에 성공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DJP연대가 공식 출범했다.

우리는 지난 1년반동안의 물밑 접촉 끝에 합의를 도출해낸 야당의 협상 결과를 경이롭게 지켜보는 한편으로 이들의 연대에는 문제점들이 적지 않음을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지난 30년동안 그토록이나 적대적이다시피 했던 진보(進步) 표방의 DJ와 유신(維新) 본류임을 자처하고 있는 JP가 과연 어떤 연유로 합류하게 되었는지, 또 앞으로 철저한 권력 분점하에서 정책갈등 없이 나라를 이끌것인지 공식출범 시점에도 아직 석연치 않은 것이다.

DJP연대가 내각제 개헌을 공약화하는 것을 일종의 정치선언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현행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대통령 임기5년을 준수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국민의사를 수렴하는 어떠한 절차도 없이 임기를 2년여로 단축, 99년말까지 내각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발상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많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DJP연합은따져보면 내각제 개헌과 50대50의 권력분점(分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년이상의 물밑 접촉을 했으면서도 국가 미래를 열어나갈 청사진이라 할 정강정책의 개발은 한가지도 없이 철저한 권력 나눠먹기와 이에대한 보장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만큼 DJP의 권력나눠먹기가 '후보사퇴를 조건으로 반대급부 제공을 금지한' 현행 선거법에위배되지 않는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됨은 당연하다할 것이다.

이와함께 15대국회 임기중인 99년말까지 내각제 개헌에 합의한 대목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일말의불안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15대 국회의석 비율로 본다면 국민의회, 자민련 의석을 모두 합해야 1백24석밖에 안된다.

현재 개헌 정족수 2백석에 태부족인 의석을 갖고 있는 DJP 연합이 어떤 방법으로 개헌을 하고또 국민투표를 치러낼 것인지 궁금한 것이다.

개헌을 위해서는 빨라도 1년이상이 걸리는 만큼 일정상으로는 99년말 개헌을 위해서는 DJ가 15대 대통령이 된다 해도 당선 즉시 개헌 준비작업을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적, 사회적 난국을 외면한채 모든 정치력을 집중, 정치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파동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도 된다.

우리가 DJP 연합에 많은 의문점을 갖게되는 것은 내각제 개헌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기보다 그자체의 성격과 내용에 엄청난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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