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석방과 시민의 눈

입력 1997-11-04 00:00:00

"법적용 형평성 상실"

법원이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 구속 6개월이 채 안돼 석방되자 각계에서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현철씨 보석이 대선을 앞둔 복잡한 정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전·노씨사면의예고탄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내놓기도.

전제훈씨(31·경북 경산시 옥산동)는 "DJP 단일화 협상 서명을 하던 날 현철씨가 풀려난 것은 비난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철씨 비자금 재판이 보석을 전제로 했다는의혹을 떨칠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창섭씨(45·대구시 북구 산격동)는 "현철씨가 쉽게 보석으로 나온것은 법의 형평성에 문제가많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민족통일 대구경북연합은 4일 오전 성명을 내고 "법원의 이번 결정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소외감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분명한 원칙을 가진 법원 결정이 아쉽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PC통신 의견란에 "한·일 축구에서 진 것보다 더욱 짜증나고화가 나는 일"이라며 "1억원의 보석금을 보면 유전무죄(有錢無罪)를 실감하게 된다"고 꼬집기도.그러나 법원의 보석 결정이 다른 정치인에 대한 형평성이었다는 데 어느 정도 수긍하는 의견도있었다. 장성수씨(43·대구시 달서구 상인동)는 "DJ 비자금 수사를 중단하고 현철씨를 석방한 마당에 전·노 두 전직 대통령까지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사회연구소 김정수연구원(33·대학원 박사과정)은 "국민 법감정을 고려하면 현철씨에 대한법원의 보석결정이 성급했다고 볼 수 있다"며 "법원도 이미 구속됐던 정치인과 형평성을 고려해결정했다고 설명하기보다 형평성 자체가 정당한가를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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