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DJ의 애매한 양심수論

입력 1997-11-03 15:19:00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양심수 석방 사면' 광주(光州)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집권하면 공산주의자가 아니면서 조국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사람을 석방, 사면하겠다"고한 것이 그 골자다.

이에대해 다른 정당들은 일제히 "김총재가 그동안 숨겨온 사상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 공박했고 검찰과 관계당국도 "공산주의자가 아니면서 조국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양심수는 한사람도 없다"고 유감을 표시하는등 일파만파를 던지고 있다. 대통령선거전은 정당사이에 또는 대선후보사이의 정책대결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이번 대선정국은 어찌된 셈인지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 아들의 병역문제와 김대중총재 비자금관련 비리를 둘러싸고 헐뜯고 깎아내리기의 저질공방으로 시종하더니 다시 '양심수석방'을 둘러싸고 해묵은 이념논쟁이 대선 중반전이라 할수있는 이 시점에 재연되고 있으니 기막히다.

4.19와 6.10항쟁, YS문민정부를 거치면서 우리 민주주의도 법질서의 기본 틀을 갖추었다고 볼수있다.

이 말은 우리 정치권도 민주주의 논쟁에서 해방되어서 민생 현안과 경제난국을 타개하고 21세기에 대비, 진력키위해 정치력을 결집해야한다는 뜻도 된다. 그런데 대선후보중 가장 선두를 지키고있는 김총재가 돌연 '양심수…'발언을 했으니 그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더구나 김총재는 과거 서경원(徐敬元)밀입북사건과 문익환(文益煥)사건등으로 끊임없이 사상논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으로 주목을 받아온 만큼 이번에 그가 말한 양심수가 무엇이며 석방대상이되는 양심수는 누구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바란다.

국제사면위원회는 '폭력을 사용하거나 옹호하지 않음에도 신념, 피부색, 성별, 인종적 기원, 언어,종교를 이유로 구금된 사람들'이라고 양심수를 정의하고 있다.

김총재는 기준으로 가늠해서 이땅에 양심수가 있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히고 넘어가야할 것이다.우리가 김총재에 대해 의아감을 갖고 있는 것 중의 한가지는 양심수와는 적대세력이라 할 수 있는 5공(共)세력을 그동안 서슴없이 영입 연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또 보수 색깔 짙은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와 공동집권할 경우 빚어지는 정책 갈등은 어떻게극복해서 나라를 이끌 것인지도 궁금하다.

만약 '양심수 발언'도 한갓 표 얻기 전략의 일부분이었다면 우리는 그에게 "미묘한 사상과 이념문제를 득표전략에 연계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지적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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