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신뢰문제 또다시 거론

입력 1997-11-01 00:00:00

"권력사려 국민이름 팔지말라"

DJT연합을 계기로 정치인의 신뢰문제가 또다시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철새근성, 말바꾸기, 밀실야합등을 지켜보면서 정치혐오감을 떠나 인간적인 비애(?)마저 느낀다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언론사등에는 지난 28일 DJT(김대중, 김종필, 박태준)연합에 대한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시민들의 항의성 전화가 쏟아졌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정치인들은 입만 떼면 국민들을 얘기하면서 정작 권력앞에서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의 항의에는 DJT 3인에 대한육두문자에서부터 '권력나눠먹기'라는 논리적인 반박까지 다양했다.

신한국당대표직대까지 거친 지역출신 노정객 이만섭(李萬燮)씨의 신한국당탈당과 관련, 실망감을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직언을 서슴지 않는 성격덕에 세인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는 "당의 원로로서 신한국당내분의 책임을 통감해 탈당한다"고 말했지만 국민신당입당을 전제로 한 행보를 해 세찬 비난을 받고 있다. 대중은 정치인의 복잡다단한 입장이나 이해관계보다는 의리나 소속감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또 엄삼탁전병무청장에 대한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그는 몇달전부터 사실상 국민회의에 몸담고있으면서도 지난 28일 정식 입당했다. 입당경위가 재경대구경북향우회장 자격인지, 전 안기부기조실장 자격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자신을 위해 지역민의 이름을 팔았다는 격한 표현까지있었다.

김영삼총재비서실장을 지낸 박범진의원이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에 참석하면서 들은 이회창총재아들의 체중기록은폐, DJ조사팀 논의사실을 폭로한 것, 강삼재전사무총장이 DJ비자금폭로에 대한 이회창총재지시 사실을 밝힌 것도 세간의 비난을 받는 대목이다. 국민들은 내용의 사실여부를떠나 10월 한달동안에만 이같은 유의 불쾌한 정치사건들을 수없이 접하면서 정치인들에게서 새삼무엇을 느끼고 확인했을지 쉽게 짐작할수 있다.

한 독자의 전화는 대중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어 새겨볼만 하다. "나라는 엉망인데 권력만 좇기위해 온갖 짓을 다하고…. 정치인 모두 빗자루로 쓸어낼수도 없고…. 새인물 어디 없습니까"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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