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최종합의문"
31일 확정된 DJP 후보단일화 최종합의문은 당초 안(案)의 곳곳에 가필과 수정을 한 흔적이 역력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사실상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셈이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이 합의문의 서문격인'대국민선언문'이다. "권력나눠먹기" "밀실야합"등의DJP 비난 시각에 대한 총론적 변론같았다. 단일화 명분을 강조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시대적 소명이라고 역설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려는 듯 현 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몰아세웠다. 또한 내각제개헌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21세기와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동시에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내용들은 초안에는 없었던 것이다.
합의문의 양대 골격중 집권후 총리직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로 한다는 조항은 '총리는 후보를 내지않은 자민련측에서 맡는다'는 식으로 고쳤다.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다. 선거법상'개인간의 후보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저촉될 수있는 것이다. 이미 검찰은 이 조항이두 총재만의 약속일 경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고 중앙선관위도 위법여부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또한 JP가 대통령인 DJ'밑에서'총리직을 맡는데 대한 자민련내 일부 불만도 당분간 무마시킬 수있다는 속셈도 있다. 박태준(朴泰俊)의원등 다른 인사들이 맡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고 볼 수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공동선대위 의장도 김종필총재로 명기했던 것을'자민련측'으로 바꿨다.집권후 각료배분 문제와 관련해서도 권력 나눠먹기란 비난을 최소화하려는듯 초안중'동등한 지분'이란 대목을'동등하게'로 수정, 지분이란 단어를 삭제했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또한 내각제하의 대통령과 총리직 선택권에 대해'후보를 양보한 쪽이…'라던 것을 '후보를 내지않은 쪽으로…', 즉 '양보한'을'내지않은'으로 고쳤다. 이 또한 선거법위반 공세를 차단하겠다는뜻이다.
개헌후의 연립정부를'의석수에 관계없이'공동으로 구성한다는 조항도 주목된다. 동등한 각료 지분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내각제 전은 물론 그 후에도 고수함으로써 이에 대한 국민회의 일각의 비난 목소리를 조기에 일축,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간의 공동정부 정신을 더욱 부각시키겠다는 의지다. 때문에 내각제 관련 조항도 당초보다 대폭 확대하면서 구체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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