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는 청와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지난 9월13일 이전지사가 경선결과 불복의 비난을 감수하고 신한국당을 탈당하기 직전 이뤄진지한 달 보름여 만의 일이다.
특히 이날의 대좌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대선을 앞두고 혼미하기만 한 여권내의 역학구도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시점상으로 신한국당내이회창(李會昌)총재측은 김대통령이 이전지사를 지원하기 위해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YS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고 있는 반면 이전지사와 정치적 고향을 같이하는 민주계등 반이총재 진영의 다수는 이총재의 대안으로 이전지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이런 상황에서 이전지사는 자신이 '정치적 아버지'라고 불러온 김대통령과 대선후보의 자격으로만나게 된 것이다.
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 시점은 야권이 DJP단일화 협상을 타결짓고 연말대선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각된 시점과 일치해 김대통령이 이전지사에게 어떤 '지침'을 줄 것인가, 또 이전지사가 김대통령에게 이떤 요청을 할 것인지도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때가 때인지라 내각제를 추진하려는 DJP연대에 대항하는 범여권의 반DJP연대 구축과 관련한 방향이 설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낳았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후 청와대와 이전지사측으로부터 나온 발표내용은 정말 별 게 없었다. 두 사람은 먼저 김대통령과 손명순(孫命順)여사의 안부를 묻고 건강과 날씨를 화제로 말문을 열었다.그리고 본론에 들어갔으나 이전지사는 김대통령에게 가급적 정치상황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 채외환위기와 증권시장 붕괴위기 등 금융대란 조짐을 포함하는 경제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많이 피력했고 김대통령은 이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전지사는 연말대선의 공정한 관리와선거공영제의 확대와 국정의 원만한 마무리를 요청했고 김대통령은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다.이날 만남의 결과를 발표한 조홍래(趙洪來)청와대정무수석이나 이전지사 두 사람은 한결같이 민감한 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이총재측으로부터 신한국당 내분의 원인제공자 중 한 사람으로지목받고 있는 이전지사가 의도적으로 정치현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전지사 측근들의 이야기다.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으려는 의도에서였다.자칫 '제2의 김영삼', 'YS의 이중플레이'등 갖은 비난을 혼자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것이다. 이전지사는 때문에 회담 내내 조수석의 배석을 요청, 김대중(金大中)총재나 조순(趙淳)총재 때 처럼 김대통령과의 '은밀한'만남의 시간은 없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대통령이나 이전지사 그리고 조수석 등 모두가 민주계이고 김대통령의 의중이 이전지사에 기울어져 있을 경우 '초록은 동색'이라는 점에서 조수석의 배석이 큰 걸림돌이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발표되지 않은 '뒷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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