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지러운 대선정국만큼이나 TK지역민들의 마음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 같다. 대선이 3자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아직도 내키지 않고 있고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도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인제(李仁濟)전경기도지사는 못마땅한구석이 적지 않은 듯하다.
지역 여론조사 결과로는 이전지사가 조금 앞서 달리고 있지만 이는 개인적 매력보다는 오히려 기존정치에 대한 불신과 전국 여론조사 2위주자라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기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묘한 지역정서에 힘입어 오히려 이회창총재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기도 하다.과연 이 지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중앙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고 향후 대선정국의 흐름에 큰 잣대가 될 게 뻔하다.
사실 김영삼(金泳三)정권 출범이래 지난 5년동안 TK정서는 철저한 반(反)YS기류였다. 현정권아래서 치러진 총선, 보궐선거, 지방선거 등 잇따른 선거에서 여당에게 철저한 참패를 안겨줬다. 타지역이 사시적인 시각을 보낼 정도로 모질게 현정권에 저항했던 것이다. 현정권의 정치,경제 등모든 게 실패로 끝나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했고 자긍심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이처럼 부패,무능으로 낙인찍인 김대통령과 민주계가 정권 재창출(?)의 위업을 노리며 이전지사를 밀고 있다는 점이다. 경선결과에 불복하고 민주주의 '룰'을 깬 것은 차치하고 이같은 사실은 지역민들을 곤혹스럽게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특정인에 대한 몰표현상은 사라지겠지만 관망하는 지역민들의 고민중에는 두가지 흐름이 있다. 혐오감까지 느끼게 하는 민주계가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DJ가 싫기때문에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전지사를 마지못해 성원할 것인지, 현정권 내내 줄기차게 보여주었던 반YS기질을다시 발휘, 민주계와 연계된 이전지사를 외면할 것인지가 그것이다. 대세론의 전자는 이인제전지사를, 기질론의 후자는 이회창후보를 고무시킬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는 DJP연합은 지역에서한계가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당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늘 자존심을 지키며 나라의 중심축역할을 했던 과거의 선택을 되살릴것인지, 아니면 이를 일단 접고 현실론에 입각, 대세론에 편승하는 게 나을지, 지역민들의 최종결심이 자못 궁금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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