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만들기 밤·대추

입력 1997-10-29 14:16:00

세상 모든 것이 익어가는 계절의 한복판에 섰다.

튼실하게 익어버린 열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투두둑 떨어지는 알밤과 바람이 불지 않아도 후루룩 떨어지는 대추는 우리네 가을살이와 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밤과 대추는 소모성 질환의 체력 증진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고, 온가족이 둘러앉아 깊어가는가을밤을 즐기며 간식 삼아 즐길 수 있는 식품이고,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여 잔칫날 폐백음식으로도 빠지지않는다고 요리연구가 김인숙씨는 말한다.

밤은 생율로 그냥 먹거나 삶아서 요리 주·부재료로 다양하게 활용되며, 한방에서는 위장 기능을활성화하고, 근육의 수축력과 신장력을 원활하게 하며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는 사람에게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밤의 당질은 소화가 잘 돼 아기에게 규칙적으로 먹이면 토실하게 살이 찐다.

또 밤속에는 칼슘 철 나트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비타민 B1이 쌀의 4배 가량 들어있다. 피부미용,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 C도 과일 다음으로 많다. 민간요법에서는 밤송이 구이가 탈모의 특효약으로 알려져있다. 밤송이 10개를 팬에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약한 불에 굽다가 연기가 나면불을 끄고 그대로 식혀 가루를 내는데 여기에 참기름 1컵을 섞어 고루 갠 후 하루 2-3번씩 1-2스푼씩 머리에 바르면 다시 머리카락이 난다고 했다.

△율란

밤1㎏, 꿀 5큰술, 소금 ⅓작은 술, 잣가루 초코시럽 약간

밤은 깨끗이 씻어 물을 넉넉히 붓고 푹 삶는다. 삶은 밤은 겉껍질과 속껍질을 벗겨 준비한다. 삶은 밤을 으깨어 체에 내린 다음 소금으로 간을 한다. 여기에 꿀 3큰술을 넣고 질지않게 잘 섞는다. 섞은 반죽을 작은 밤톨만큼씩 떼어 한쪽이 넓은 삼각형 모양이 되도록 빚는다. 모나지 않게둥글려 밤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고 밑부분에 꿀을 조금 바르고 잣가루와 초코시럽을 묻힌다.일일이 밤을 까먹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먹기 좋다.

△밤밥

쌀 1½컵, 물 1¾컵, 밤 ⅔컵, 흑임자(까만 통깨) 1큰술. 은행 10개

밥맛을 잃었을때, 식욕을 되찾아주는 음식중 하나가 밤밥이다. 밤 이외에도 은행이나 대추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영양밥을 해먹으면 된다.

쌀을 깨끗이 씻어 30분 정도 불렸다가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밤은 깨끗이 다듬어 은행은 겉껍질을 벗기고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 속껍질도 벗긴다. 냄비에 불린 쌀과 밤을 넣고 밥을 짓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은행을 넣고 뜸을 들인다. 그릇에 밥을 담고 흑임자를 뿌린다. 밤은 영양소가 풍부할 뿐 아니라 소화흡수도 잘 되기 때문에 아이들 음식에 넣어주면 성장발육에 도움이 된다.

대추는 보고 안먹으면 늙는다고 할 정도로 노화를 막고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기침 강장제로 쓰인다. 주성분이 과당이어서 피로회복제와 노화방지에도 좋은 손쉬운식품이다.

대추 생것에는 비타민 C가 60㎎이나 들어있다.

차를 만들어 먹기도 하며, 떡이나 요리의 부재료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찐 대추에 꿀과기름을 바르고, 잣가루를 뿌려 만든 대추초는 폐백음식의 대표적인 요리이기도 하다.

△대추란

대추초가 대추를 그대로 이용한다면 대추란은 대추를 삶아서 으깨 형태를 무너뜨렸다가 씨를 빼고 다시 대추모양으로 만들어 부드럽게 먹을 수 있게 한 음식이다. 대추를 삶아서 총총 다지고,시럽(설탕과 물을 넣어서 졸인 것)에 넣어 다시 한번 조려낸뒤 잣가루를 뿌려 만든다. 잣가루는기름이 많으므로, 기름종이에 꾹꾹 눌러 기름을 빼낸뒤에 칼로 살살 다지면 포실포실하다.

△대추주악

찹쌀가루 3컵, 소금 반컵, 대추 80g, 설탕 2큰술, 볶은 깨 ⅓컵, 소금 약간

수수 부꾸미처럼 숟가락으로 떠낸 기금이 지진 주악은 원래 궁중요리이다. 대추의 씨를 바르고채썰어 설탕을 뿌리면서 곱게 다진다. 여기에 찹쌀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반죽한다. 볶은 깨에 소금 꿀 계피가루를 넣고 잘 섞어 소를 만든다. 반죽한 것을 새알처럼 떼어 소를 넣고 작은 송편모양으로 빚는다. 열이 오른 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지면서 소의 주변을 꼭꼭 눌러 밖으로 나오지않도록 한다. 꺼내서 식힌 뒤, 그릇에 담고 설탕과 잣가루를 뿌린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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