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초교 6년 조현지양 최우수상"
"차들은 경주라도 하듯 새까만 매연을 내뿜으며 달렸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공장 연기 같았다. 하늘이 완전히 새까만 구름으로 덮여있는 듯 했다. 내가 타고 온 버스도 공기를 오염시켰다고 생각하니 환경이 어쩌니 하며 큰소리 쳤던 일이 부끄러웠다…"
대구 수성구청이 실시한 '초등학생 환경일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조현지양(13.대구 범일초교 6년)의 일기다. 제목은 '자동차 방귀는 하늘을 병들게 할 정도로 독하다'.
경북 의성에서 살다가 지난 1학기 대구로 전학 온 현지의 눈엔 별들이 사라진 밤하늘과 검푸르게변해버린 강물, 시커먼 매연이 가득 찬 도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여름방학 동안 환경사진전을 찾아가고 가족들과 캠핑 가서 자연도 보았어요. 어른들은 맨날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며 떠들지만 산과 들 곳곳에 몰래 버린 쓰레기가 가득하고 차들은 새카만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더럽히고 있었어요"
현지는 산과 물, 그리고 하늘이 내지르는 신음소리를 지난 여름방학 동안 기록한 일기에 고스란히 담았다. 재치 넘친 일기 제목들도 어른들의 무감각한 환경의식을 꼬집고 있다. '간식은 입으로간식봉지는 어디에' '전봇대와 쓰레기더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스프레이와 오존층은 원수지간' '요구르트병의 미래' 등등.
이번 환경일기 공모에는 수성구 지역 28개 초등학교 6학년 7천명이 참가했다. 학교마다 가장 잘쓴 일기 1권씩을 뽑아서 최종심사에 내보냈고, 고교 국어교사들이 모인 심사위원단은 이들 가운데 최우수 1명과 이수진(욱수) 천나래(용지) 차선령양(경동)등 우수 3명을 선정했다.수성구청 관계자들은 "아이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른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까지 미쳐 오히려 어른들이 배워야할 지경임을 실감했다"고 감탄했다.
〈金秀用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李대통령 "위안부 합의 뒤집으면 안 돼…일본 매우 중요"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