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낀 근로감독… 밀린임금 눈덩이

입력 1997-10-28 00:00:00

대구.경북지역 임금체불이 5백억원을 넘어 사상최악을 기록하고 있으나 행정당국은 불경기를 이유로 체불청산 노력에 소극적이어서 근로자들의 생계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게다가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침체에 따른 당국의 느슨한 감독을 악용, 근로자들의 상여금이나 각종 수당마저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어 특별근로감독 등 강력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대구지방노동청에 따르면 9월말 현재 대구.경북지역 체불액은 1백87개 사업장에서 5백25억원이발생했으나 이 가운데 청산된 것은 2백12억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1백26개 사업장 약1만명의근로자들이 3백13억원의 임금,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청과 지방노동사무소는 기업주에 대한 청산촉구, 도산전 임금채권 확보 등 필요한 조치를 사실상 손놓고 있다. 또 5인이상 사업장에서 2주 이상 체불이 발생하면 체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조사, 청산독촉, 형사처벌 등에 나서야 하지만 올들어 악덕체불 기업주가 구속된 것은 단 한건에 그쳤다. 그마저 형평성을 잃고 있어 지난24일 4천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구미 영진엔지니어링 대표를 구속한 반면 2개월이상 12억원을 체불하고 있는 쌍마섬유(대구)에 대해서는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노총 대구본부 노동상담소에 따르면 매월 70~80건의 노동상담 가운데 절반이상이 상여금이나수당 등의 체불에 관련된 사안이라는 것. 노동상담소 관계자는"중소업체의 경우 월급 외에는 거의 못받는 등 체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상습·악덕 체불업체에 대해서는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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