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갈등 증폭

입력 1997-10-21 00:00:00

"여 곳곳서 후보교체 '웅성웅성'"

신한국당 소속의원들은 새 당사에 입주한 20일 하루종일 그룹별 내지는 삼삼오오 모여 당의 위기상황을 우려하며 정권 재창출방안을 숙의하는데 골몰했다. 고문단회의나 서울지역 및 부산지역,초선의원모임 등을 잇달아 열고 대다수가 이회창(李會昌)후보로는 이번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데인식을 같이했다. 반DJP연합의 필요성과 이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류가 강했다. 부분적으로진행되고 있는 후보 교체론이 조만간 큰 흐름을 형성할 조짐을 보였다. 여당내에 큰 싸움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별 모임중에 가장 큰 규모인 서울지역 출신의원들도 반김대중세력 결집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상당수는 이회창후보의 특단조치를 기대했다. 이들은 이같은 내용을 곧 당지도부에 건의키로 했다. 참석자들이 주류, 비주류를 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욱 컸다는 지적들이다.김중위(金重緯)시지부장은 모임이 끝난뒤 "65~70%%에 달하는 국민들의 반DJ정서에 부응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이에 따라 반DJ정치세력의 모든 후보들이 마음을 비워야 하며 원내의석 다수인 신한국당이 중심이 돼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이대로는 대선승리가 어려운 게 아니냐"고 반문한 뒤 "이자리에서 모든 얘기들이 다나왔다"며 깊은 얘기가 오갔음을 넌지시 암시했다.

이날 저녁 이한동(李漢東)대표가 주최한 부산지역의원 회동도 눈길을 모았다. 비주류의 핵심인 서석재(徐錫宰), 김운환의원도 참석했다. 최근까지 부산지역은 아무래도 이총재중심의 주류측이 기세를 장악했으나 이날은 이후보로는 대선에 이길 수 없다는데 이심전심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자리에서 이대표는 지나가는 말로만(?) "일단 열심히 해보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낮 이한동대표 주재로 열린 당고문단회의에서도 일부 고문들이 반DJP연대와 이회창후보의 용퇴 결단을 조심스럽게 개진했다.

특히 이만섭(李萬燮)전국회의장은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65~70%%에 이르는 반DJ세력을 모두규합해야 한다"면서 "만일 30%%밖에 얻지 못하는 야당의 대통령이 나오면 정국의 불안과 사회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역량 결집도 어려워 나라는 일대 혼란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뒤이어 그는 반DJ세력의 결집을 호소한 뒤 "이를 위해 이제 모두 마음을 비워야 한다"며 이회창후보의 대국적인 자기희생도 아울러 강조했다. 경선당시 이회창후보 열렬지지자였던 황낙주(黃珞周)고문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선거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 국민정서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태(劉容泰), 이재오(李在五)의원 등도 이날 당내 초선모임인'시월회'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이달말 이후에도 이총재의 지지율에 변화가 없을 경우 후보 교체론을 제기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2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재차모임을 갖고 후보 교체론의 필요성을 결의할 것을 추진키로 했다.

이외 박헌기(朴憲基), 주진우(朱鎭旴), 김광원(金光元), 박시균(朴是均), 김일윤(金一潤)의원 등 경북지역의원 6명도 만나 걱정과 한숨만 늘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인천지역의원모임도 있었지만 같은 분위기였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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