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노하우·예산낭비 심하다

입력 1997-10-17 15:24:00

지하철 전동차나 신호장치 등 핵심기기 표준화가 안돼 지하철 노하우가 사장될 가능성이 높은가하면 부품호환성이 없어 엄청난 예산낭비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하철2호선 건설에 들어간 대구시지하철건설본부측 관계자는 "1호선을 시험운행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2호선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아 인적.물적 낭비가 불가피하다"며 "수의계약의 길을 터 낭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표준화 작업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 첨단기술, 고가장비의 호환성을 높여 고장에 따른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기술, 장비의 표준화를 조정할 수 있는 전국적인 기구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대구시지하철공사에 따르면 1호선의 전동차는 독일 지멘스사, 신호장치는 미국 GRS사가 각각 납품해 운용방법 및 사고시 응급조치와 수리법 등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나 2호선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 이는 전동차 등의 가격이 비싸 조달청을 통해 국제입찰을 할 수밖에 없어 같은 회사가 낙찰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하철공사 한 관계자는 "지하철 기기가 서울.부산.대구가 모두 다른데다 대구의 1.2호선마저 전혀 딴 판이라면 문제"라며 "시스템이 비슷해야 단기간에 전문기술자를 기르고 운용.유지 비용도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같은 회사가 납품을 하게되면 2~3년인 무상수리(A/S) 기간을 늘리는 간접효과도보게된다"며 "국가 경쟁력 확보차원에서라도 수의계약 및 표준화란 단.장기 처방이 긴요하다"고덧붙였다.

건교부는 지난 95년 서울 지하철에 사고가 잇따라도 국내 전문가가 없어 원인조차 모르는 처지에몰리자 뒤늦게 '도시철도차량 표준화 및 국산화 사업'에 착수했지만 99년말에야 완료돼 대구는1~3호선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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