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불협화음

입력 1997-10-17 14:39:00

민주당 조순(趙淳)총재의 건전세력 연대구상이 기존 당권파에 의해 반발을 사는 등 당내 분란이재연될 조짐이다.

16일 서울63빌딩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는 최근 조총재가 밝힌 건전세력 연대구상에 대해 당권파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제는 조총재가 회의서두에자신의 건전세력 연대론과 마음을 비웠다는 발언의 진의를 해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들 당권파들은 "조총재가 마음을 비웠다고 말을 하는 바람에 조총재가 중도에 하차할 것이라는 말들이많다"며 당과 후보의 진로는 당론 수렴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정병원(丁炳元)전당대회부의장은 이날 "합종연횡과 당의 통폐합등은 당론이 없이는 안된다"며 "총재도 당원과 함께하는 총재로서 중도하차설이 불식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또일부에서는 "건전세력과 연대를 한다면서 신한국당 서석재(徐錫宰)의원을 자택까지 방문하면서만나는 것은 민주당 후보로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당무위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비공개회의 주장까지 나왔지만 이내 조총재가 진화에 나섰다. 조총재는 "원칙과 명분이 없는 행보는 하지 않겠다"고 일단은 못을 박은후 당무위원들에게 "이심전심으로 노력해야 할 것 아니냐"며 이해를 구했다.

또 강창성(姜昌成)총재권한대행도 나서 조총재로부터 양해를 구한 뒤 "향후 연대문제 등은 총재단회의와 당무회의 등을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서둘러 회의를 마무리하려고 애썼다.하지만 회의 말미에 장기천(張基天)위원 등이 총재가 충분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총재답변을거듭 촉구하자 당권파들과 조총재측 당무위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당무회의는 양측의 고성이 오가는 사이 총재가 다음 일정을 이유로 폐회를 선언하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막을 내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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