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리는 지휘봉끝으로" 경북도향은 젊음이 가득하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립교향악단 단원이 된 느낌일까. 어렵게 구성된 도향이어서 일까.첫 출발은 언제나 기대와 설렘-이런 기분을 느낀지가 언제던가. 아득한 어린 시절, 소풍가기 전날이 떠올려진다. 비가 오지 않을까.소풍가방 속에 든 과자와 음료수를 헤아려보며 잠이 들때의 그뿌듯함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
경북도지사 공관에 마련된 연습실. 도립국악단이 제집을 만들어 떠나 텅비어 썰렁한 모습이던 이곳이 갑자기 활기를 띤다. 천장을 뚫는 '깽깽이' 소리에서 부터 아래로만 깔리는 콘트라베이스,이들을 이어주는 목.금관 소리가 다소 쌀쌀한 날씨에 움츠린 어깨를 훈기있고 넉넉한 여유있는모습으로 바꾸어준다.
문을 밀고 들어서면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반가움의 웃음보다는 진지한 연습에 잠시 멈칫거린다. 경북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객원악장 곽안나씨를 비롯, 구본삼(비올라) 송국선(팀파니) 박규남씨(바이올린). 그리고 갓 유학에서 돌아온 김석강(트럼펫) 박천용(플루트) 현재근씨(클라리넷). 아직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로 다듬어 지지 않았지만 숨은 재목들이다.이제 출발이다. 엊그제 영천 3사관학교 초청연주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는 17일 오후 7시 구미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창단연주회를 갖는다. 원래 28일이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에 저촉돼 당겨졌다. 선거를 앞두고 무료연주는 불가능 하단다. 짜증이 난다. 시끄러운 정치판이 모든 것을 망쳐놓는 나라. 하나같이 국민을 위한다고 지껄이면서도 국민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위정자들때문에 괜히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땀흘리는 사람까지도 피곤하게 한다. 그래서 더욱 바빠졌다. 창단연주회치고 서곡과 교향곡 한악장, 영화음악, 성악가 초대코너등 레퍼토리는 다소 밋밋하지만 한술밥에 배부르랴?
연습시작! 첫곡은 서곡 '시인과 농부'.'모든 소리는 지휘봉끝으로 선착순이 아닌 예쁘게 집합' 이상도 하지.
지휘봉끝만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흩어져 멋대로 떠다니던 음표들이 한꺼번에 모인다. 군대도아닌데 그 집합소리에 졸졸졸 모인다. '너는 너무 빨리 왔어. 너는 소리복장을 제대로 안갖췄잖아.옆소리와 줄맞춰야지'지휘자 이형근씨의 얼굴에 주름과 옅은 미소가 엇갈린다. 앞자리에 앉은 베테랑 구본삼씨도 긴장과 이완으로 가슴이 펄떡거린다. '이제 시작이지만 빨리 달려가 도향을 최고수준으로 만듭시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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