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소비자 보호

입력 1997-10-14 14:21:00

건전한 비판세력인 야당이 존재해야 훌륭한 집권 여당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은 우리일상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의 발전과 책임감은 소비자의 비판능력, 단결된힘에 비례한다.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기계구조물로서 사람을 싣고 고속으로 달리므로 제품의 결함은 바로 승객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정부는 94년4월부터 자동차에 대해 리콜제도를 도입하여 일부 실시 중에 있으나 소비자와 업체로부터 제대로 그 취지와 효과가 인식되지 못해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소비자를 위한 일반 소비자보호 단체들도 활동하고 있으나 그 조직, 능력,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의 부족 등으로 문제를 공론화 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특히 자동차결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사고피해의 종합, 원인규명 분석 그리고 공개리콜 요구를 통해 피해보상과 제품교환수리를 유도하는데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사정은 수입차에 대해서더욱 그러하다.

미국 등 타 수출국에서는 공개리콜을 실시하여도 국내에서는 리콜을 회피하거나 즉시 실시하지않으려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우리 소비자들은 방금 출고한 차가 고장이나거나 심각한 제품결함이 발견되어도 만약 메이커가 외면하고 책임을 전가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뿐이다.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대한 부품결함으로 귀중한 생명들을 잃거나 위협받고 있어도, 같은 유형의 사고들을 체계적으로 종합분석하고 원인을 파악하여 업체에 대해 공개리콜 등의 조치를 요구, 명령 할 수 있는 힘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 산하의 전문책임기관이 없기 때문이다.이제라도 정부산하에 자동차 성능평가와 제품의 결함으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보호해 줄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전문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또 명확한 소비자보상법을 제정하여 국민에 홍보하는 등 소비자인 국민 보호에 나서야 한다. 똑똑하고 강력한 소비자의 존재가 바로 지속적으로 자동차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름진 밑거름임을정부, 소비자, 업체 모두 깨달아야 한다.

〈강성종-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자동차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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