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폭로 "당서 주도" 일체 함구

입력 1997-10-11 00:00:00

청와대는 신한국당이 10일 지난 92년의 대선자금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재벌기업 비자금 수수내역을 공개하는'제2탄'을 폭로한데 대해 일체의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듯 "처음부터 당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내용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은 "오늘 오후 당에서 추가 발표를 하는지도 몰랐다"고 아예 입을 다물었고 김광일(金光一)정치특보도 "어떻게 해서 나오고, 어떻게 나가는 건지 또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겠다"고 애써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조홍래(趙洪來)정무수석은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처음발표할때부터 대통령께 불필요한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 당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해 독자적으로 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김영삼대통령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만 강조했다.

이처럼 청와대측은 겉으로는 "모르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도 신한국당이 이날오후 공개한 추가폭로내용이 궁극적으로 대선자금 공개문제와 연계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이잇따르자 민감한 모습을 내비쳤다.

조수석은 "결국 김대통령의 대선자금문제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이것을 갖고 연결된다고 누가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같은 고위관계자들의 반응과는 달리 청와대 일각에서는 국민회의측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면서비자금파문이 대선자금문제와 맞물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결국 계속 파고 들어가면 대선자금문제가 제기되지않겠느냐"며 "그렇게 될 경우 이회창총재와 김대중총재, 그리고 청와대의 입장이 서로 얽히면서 어려운 정국이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정치개혁의 핵심은 결국 대선자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김대통령의정치개혁과 관련한 '중대결심'이 대선자금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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