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예술의 숨소리" 지난달 27일 저녁무렵, 서양화가 이명미씨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신라갤러리. 전시회 오프닝에맞춰 어린이를 위한 작은 음악회 가 전시장안에서 열리고 있었다. 초청연주자는 3명. 박종덕씨의마림바연주는 이색적인 악기모양과 독특한 연주법으로 어린이청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대구시향단원 오상국씨는 생상의 백조 ,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스 를 트롬본으로 분위기있게 들려주었으며, 역시 시향단원인 최성원씨는 커다란 콘트라베이스를 들고 나와 깊은 저음으로 연주, 전시장을 가을의 낭만으로 가득 채웠다. 젊은 부모들과 어린이 등 50여명의 관객들은 숨소리까지 들릴만큼 가까이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음악에 취했다.
달구벌축제가 시작된 4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한국무용협회 대구지부의춤무대. 한국춤과 발레, 일본의 북춤 등이 어우러진 이날 공연장에서는 2백여명의 조촐한 관객중가족끼리(대개는 어머니와 아이들이지만) 온 경우가 언뜻 20%%정도는 됨직하다.쪽빛 하늘은 날로 말개지고 초록은 멍들어 단풍드는 이 계절, 소슬바람이라도 한줄기 불어오면뜬금없이 그리움이 솟구치는 때이기도 하다. 4계절중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풍요롭게, 그러면서도가장 쓸쓸하게도 만드는 가을은 누구라도 한번쯤은 시를 끄적이고 싶고, 불쑥 불쑥 입안에 허밍이 맴돌게 하는 계절이다.
낭만이 무르익는 이 계절, 가족과 함께 예술, 문화적 향취를 곁들인 문화나들이를 즐기는 로맨티스트들이 적지 않다. 특히 10월, 11월은 어느 지역에서나 풍성한 문화행사가 열려 마음만 먹으면얼마든지 가족과 함께 즐거운 가을추억을 만들 수가 있다.
음악, 미술 애호가인 사업가 정병도씨(45.대한정공대표)는 평소 중학생, 초등학생인 두 아이에게예술과 역사를 가까이 하도록 신경 쓰는 멋쟁이 아버지. 1년에 서너차례 가족여행을 통해 우리문화와 예술, 역사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 이번 가을에는 전남 보길도를 아이들과 함께 찾아 가을섬의 풍광도 즐기면서 그옛날 이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은 윤선도의 시심을 더듬어볼 계획이다.초등 1학년인 아들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작은 음악회에 온 주부 최재원씨(대구시 지산동 동서맨션)는 가을 문화나들이의 정취를 한껏 즐기려는듯 아이에게 깜찍하게 양복정장을 입히고 자신도음악회에 어울리는 정장을 했다. 어릴때부터 예술적 분위기와 친해지도록 해주고 싶다 는 최씨는 문화행사가 쏟아지는 이 가을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고.
유치원에서 발레를 배우는 딸을 위해 아내와 함께 무용공연장을 찾은 이인철씨(35.대구시 대신동)는 사실 가족과 이런 곳에 와본 적은 처음 이라면서 아내와 딸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가을나들이겸 문화행사에 자주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 말했다.
가을 문화나들이. 예술.문화적 향취도 만끽하고 가족간의 오붓함도 즐길 수 있는 생활의 지혜가아닐까.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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