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비자금 파문 재계반응

입력 1997-10-08 00:00:00

"또 불똥튈라 바짝 긴장"

신한국당 강삼재사무총장이 7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비자금 관리, 불법실명전환 등을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재계가 긴장에 휩싸였다.

지난 95년 하반기 박계동 전의원의 전직 대통령 비자금조성 폭로로 재벌총수들 거의가 망라돼 검찰조사를 받았던 '끔찍한 경험'을 기억하는 재벌그룹들은 이번 사태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될경우 또 한바탕의 홍역을 치를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강총장의 주장에 직접 거명된 곳은 (주)대우와 쌍방울건설 2개와 몇몇 금융기관들 뿐이다.그것도 불법실명전환의 매개역할을 한 정도로 거론되고 있는 정도다.

○…(주)대우의 경우 자금부의 남상범대리 명의로 김총재의 비자금 계좌에서 나온 40억원을 불법실명전환했다는 주장이 전부다.

(주)대우나 대우그룹은 '사실확인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한 상태다.그러나 강총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리급 실무자는 단순히 심부름만 했을 뿐 그룹 최고위층이직접 관여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대우그룹이 이번 사안에 대해 체감하는 기운은 심상찮다.특히 남대리는 지난주말께 폴란드로 출국, 현지 체류중이며 김우중회장 역시 폴란드에 머물고 있어 대우쪽에 미묘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이번 사안에 대해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그것도 특정 그룹을 직접 거명하면서 이사태가 불거지게된 배경이 궁금하다"면서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은행감독원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설과 관련, 신한국당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구해읽어보는 등 사태의 추이와 파장에 대해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은감원의 한 간부는 "정치권에서 빚어진 폭로성 주장에 대해 은감원이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지만 동화은행이 구체적으로 실명제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일 때는 조사 등을 펼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은감원 직원들도 삼삼오오 모여 대선을 앞두고 비자금설이 터져 나온 데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이형택 동화은행영업본부장이 나와서 진상을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김대중국민회의 총재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 유태화 쌍방울건설 사장 등이 김총재 부탁으로비자금을 불법실명전환해 줬다는 의혹에 대해 쌍방울그룹은 '일체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성급한사실관계 판단을 유보.

그룹측은 "유사장과 전쌍방울 레이더스 사장이었던 송동섭씨 등과 연락을 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잘 안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이 사안에 대해 논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는 "유사장은 자택에 연락을 계속 해보고 있으나 외출중인 것으로 파악돼 유사장과의직접 연결이 안되고 있다"며 "과천에 살고 있는 이의철 회장도 연락이 안되고 있다" 면서 사실확인을 위한 작업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초동에서 논현동으로 이사한 홍보실 관계자들은 전화 회선도 부족하고 집계기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이같은 일이 닥쳐 다소 어리둥절해있는 표정.특히 쌍방울그룹은 종금사들이 여신회수를 자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부도위기를 모면한 후 경영난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차에 사실여부를 떠나 별로 반갑지 않은 일에 연루되게돼 크게 당황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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