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추가폭로·법적대응… 난전

입력 1997-10-08 00:00:00

신한국당은 긴장속에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수백억대 비자금 관리설이갖는 폭발력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강삼재(姜三載)총장의 발표로 김총재의 단독질주를 일단 멈추게 했다고 믿고 있다.

제2, 제3의 공세가 이어 질 경우 김총재의 침몰이 현실로 닥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영남권에서의 김총재 약진세는 급격하게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8일 오전 이한동(李漢東)대표최고위원의 첫 주재로 열린 당무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전세를 역전시킬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강총장의 대(對) DJ공격을 환영했다.

이에 앞서 7일 오후 강총장의 발표가 있은 직후 신한국당 당직자들의 얼굴에는 열세를 만회하고승기를 잡은 듯한 상당한 흥분감이 배어 있었다. 박성범(朴成範)의원 같은 이총재의 측근들은 "이미 대선은 끝이 났다"는 성급한 전망을 하기까지 했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 폭로로 김총재의 지지율이 10%수준 정도는 빠질 것이라고 구체적인 여론지지도의 수치까지도 변화를 기대했다.이사철(李思哲)대변인도 "준비돼 있는 것이 모두 터지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이회창이 유일한 선택임을 강조한 뒤 "이제 김총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후보직과 총재직을 즉각 사퇴하고정계를 은퇴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신한국당은 이번 폭로를 계기로 김총재에 대한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 됐다. 검찰의 요청이 있으면 관련 증빙자료를 모두 제출하는 것은 물론 국민회의 측의 대응 여하에 따라 추가 자료를 잇따라 공개한다는 방침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당 전체가 흥분과 승기를 잡았다는 확신감에 차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로 비주류측 인사들은 "국민회의가 이같은 공격을 가만히 앉아 받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경선자금을 비롯해이총재에 대한 갖가지 공격거리를 한꺼번에 터뜨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나우리나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되고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염증을 가속화시킬 우려도 적지 않다"는 조심스런 우려였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는 못했다.〈李東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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