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체제의 출범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역시 이한동(李漢東)대표의 향후행보다. 신임 이대표에게 주어진 임무는 어찌보면 이총재 못지 않게 막중한 편이다. 그는 우선 조만간 개시될 민주계 비주류측의 공세를 누그러뜨리고 이를 차단하면서 당의 결속을 엮어내야 하는 한편 이회창후보의 대선 승리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이들 모두가 그렇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총재 지지율이 당내 기류를 절대적으로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총재 대선필패론을 믿고 있는 민주계 비주류측의 설득은 역시 그로서도 힘에 부치는 것이다. 경선과정에서 동지였던 이들을 여의치 않으면 이제 공격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당내에서"일단 이총재의 대선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보자"는 이총재중심 단합론이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이대표가 일하기 좋은 호조건이다. 30일 전당대회에서는 당내 분란을무색케할 정도로 이수성(李壽成), 박찬종(朴燦鍾)고문과 서석재(徐錫宰)의원 등 비주류측 인사들이전원참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듯 민주계 비주류측도 당장 후보교체론 제기 등 당을 뒤흔드는 행동에 돌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윤환(金潤煥)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 등 민정, 민주계의 대표선수들이 일단 이총재의 대선승리를 위해 협력키로 의견을 모아 주류측도 탄탄하게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이인제(李仁濟)전지사의 창당작업이 순조롭지 않게 되면서 이전지사의 지지도도 떨어지고있는 것도 내부 분열을 다소 숙지게 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까지 분석되고 있어 이대표로서는 한결 걱정을 덜어 준 셈이다. 30일 한 여론조사는 이미 이인제전지사의 충격적인 추락결과가 나왔다.
또 신임 이대표는 일단 당내 친화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고 17년 정치역정중에서 위기관리 능력과 정치적 경륜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그는 보수층의 대변인을 자임, 근래 보수층 이탈표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란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는 범여권의 결속과 보수세력의 연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총재체제에 대한 이대표의 협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이를 놓고 정가에서는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10월말이나 11월초까지 이총재의 지지율이 2위를 탈환하고 DJ와 양자대결 구도를 구축하면 두말할 것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이도 있다. 이대표는대표임명으로 자신의 취약점인 대중성 확보는 더할 나위없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는 얘기까지있다.
반대로 설령 야당이 되더라도 당권을 노리고 이총재를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는 관측통들도 있다.
이대표의 첫 시험대는 역시 선대위원장과 최고위원 등 당과 선거대책지도부 구성문제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이총재의 고유권한이지만 이대표도 간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대표가 당을 추스르는주요한 계기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선대위원장과 관련, 당내에서는 민주계 배려차원에서 김윤환고문과 박찬종고문, 또는 김윤환고문과 김덕룡의원 등 공동카드설이 나오고 있다.어쨌든 이총재가 대선레이스에 안착하면 이대표의 정치력이 돋보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이대표도 동반으로 정치적 훼손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진단도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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