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시간제취업' 크게 는다

입력 1997-10-01 14:02:00

"시간도 벌고… 돈도 벌고…"

시간활용도 하고 돈도 벌고….

주부들에게 허용되는 일터가 아직은 태부족한 우리사회에서 최근들어 시간제 취업이- 미약하긴하지만- 주부재취업의 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업체들이 인건비부담이 적은 파트타이머 고용을 선호하는 추세인데다 미혼여성들의 힘든 일 기피현상 등으로 주부들의 시간제취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주부들의 시간제취업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유통업계. 지난 89년부터 시간제 주부사원을채용하고 있는 동아백화점의 경우 93년 3백20명에서 97년 9월현재는 5백30명으로 계속 늘어나는추세이며, 91년부터 도입한 대구백화점의 경우에도 97년 9월현재 모두 2백50명의 주부사원중 시간제 주부사원이 1백명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할인점인 홈플러스는 2백여명, 프라이스클럽도 52명의 여성파트타이머를 두고 있다.또한 각 분야의 소비자욕구를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도록 돕는 소비자모니터 역시 시간제 취업의한 형태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해 대구시, 한전 등 공공기관이 서비스, 물가, 기업이미지 등에 관해 주로 주부들을 모니터로 활용하고 있다.

시간제취업은 무엇보다도 주부들의 성취욕구, 일하려는 욕구가 커진데서 비롯되고 있다. 주부들의전문직이나 정규직 진출기회가 거의 막혀있다시피한 현실에서 시간제 취업은 직장여성들에게 일종의 열등감을 느끼기 쉬운 상당수 전업주부들로 하여금 작으나마 무직 스트레스 의 해소장치역할을 하고 있다.

맞벌이에 따른 가정수입 증대라는 경제적 측면외에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참여의식을 높여 자신감을 갖게하고 집안일을 하면서 큰 부담없이 여유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분야에 따라 오전10시~오후3시, 오후3시~오후8시 등으로 하루 5시간 정도씩 일하거나 1시간씩 교대로 일과 휴식을 취하면서 일하기도 한다. 수입은 일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백화점 판매분야의경우 시간당 오전 1천9백90원, 오후 2천3백90원정도이며, 퇴직금은 있으나 의료보험과 상여금은없다. 모니터의 경우 월 2회정도 일하며 보수는 활동비조로 약간 받는 경우가 많다.반찬값이나 아이들의 가벼운 과외비정도에 불과한 보수이지만 나도 일한다 는 자기만족감 때문에 시간제 취업의 인기는 상당하다. 동아백화점 파트타이머의 학력분포를 보면 대졸이 20%%, 전문대졸 38%%, 고졸 42%% 등으로 전문대졸이상 주부들이 전체의 58%%에 이르고 있다. 한 백화점의 경우 채용을 기다리는 대기자만도 70여명에 이르고 있다.

과거 식품, 의류, 가정용품 등 분야에서의 판매원이 주류를 이루던데서 요즘은 각 매장 계산원,소비자 상담, 간호, 유아휴게실, 신용판매부 전화상담원, 주차유도, 코디네이터 등으로 확산되는추세이다.

2년째 백화점 주차유도요원으로 일하는 주부 박순자씨(37)는 한시간 일하고 한시간 쉬는 식으로하루에 5~6시간 일한다. 춥거나 더울때 힘들기도 하지만 출근시간이 비교적 늦고 여유시간이 있어 장보기 등 시간활용을 하기에 좋아요 라고 말했다.

주택가 근접형 백화점들이 늘어나고 미혼여성들의 유통업 취업기피추세에 따라 각 백화점들은 앞으로 미혼여성사원 퇴직후 신규인력을 주부 파트타이머로 대체하는 비율을 높여 인건비부담도 줄이고 서비스질도 향상시킨다는 꿩먹고 알먹기식 고용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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