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총재취임연설 내용은 두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대선필승 의지를 호소한대목이고 또 하나는 국민대통합과 국가대개혁 등 향후 자신의 국가비전을 제시한 대목이다.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속에 어느정도 파고 들었는지가 주목된다.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는 말도들리고 있다.
이총재는 연설 앞부분을 전당원이 무력감을 떨쳐버리고 자신감을 되찾아 정권 재창출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하는데 할애했다. 우선 그는 지난 70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경선패배후 승복사례를 인용하면서"경선불복은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라고 지적, 이인제(李仁濟)전경기도지사를간접 비난했다. 또 이전지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무책임하고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그만큼 이전지사의 충격파가 컸음을 잘 알 수 있다.
이어 그는 당내외의 시련과 도전을 시인한 뒤"이같은 모든 도전을 격퇴할 것이며 총재로서 권한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 자신을 흔드는 비주류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뜻을 내비쳤다.그는 국가비전의 첫 화두로 국민대통합을 꼽았다. "3김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역사의 주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건국세력과 산업화세력, 민주화세력, 그리고 정보화세력이 결합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하면서 보수와 개혁이 합세, 21세기를 이끌어갈 민족정예세력을 형성할 것을 주창했다.
또 법치주의에 의한 국가운영과 개혁의 지속, 제도화된 개혁을 이루어 나갈 것을 강조했다.국가대혁신도 주요 모토로 내세웠다. 국가기본정치제도는 물론 국가경영체제 전반을 새시대에 맞게 재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3권분립 정신에 기초하여 그 역할을 보다 적극적이고 민주적으로 수행하고 국회의원 선거구문제를 포함한 선거제도와 현재 3단계로 되어있는 행정구조, 지방자치제의 운영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부는 무한경쟁과 정보화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첨단정부로 만들고 이를 위해 21세기첨단기획단을 발족시키겠다"고공약했다.
경제회생 부분도 빼놓지 않으면서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도 호언했다.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과 법에 따라 행동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한 게 특이했다.
한편 연설초반에 "거의 한평생을 한국 민주발전에 헌신했고 그리고 야당시절 경선승복의 고귀한민주주의 정신을 보였고 이것이 정치질서가 혼탁한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여 우리에게 감명과 교훈을 주고 있다"며 김영삼대통령을 극찬, 눈길을 모았다.
〈李憲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