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캠프 몸불리기

입력 1997-09-27 00:00:00

신한국당에서 이회창(李會昌)대표의 후보사퇴론과 민주계의 탈당으로 인한 분당우려가 고조되는반면 가출(家出)한 이인제(李仁濟)전경기도지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이전지사는 26일 최형우(崔炯佑)신한국당고문을 도운 황소웅(黃昭雄)전한국일보논설위원을 대변인으로 영입하는 등 신당조직 가운데 제일 먼저 대변인실을 정비했다. 이는 조직과 자금이 기존 정당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언론 강화조치로 보인다.이전지사는 또 25일 예정됐던 일이긴 하지만 유성환(兪成煥)전의원 등 신한국당 소속 원외위원장과 전의원 13명이 공식 합류한데 이어 26일에는 민주산악회 전국시도협의회 회장단과 운영위원등 1백50여명이 힘을 모아 오자 고무된 표정이다.

이전지사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측근들에게 "지금까지 우리가 상황변화의 종속변수였다면이제 주체적인 독립변수로 위치가 이동됐다"고 말했다. 경선불복, 민주주의 원칙파괴라는 멍에로인한 '근신'자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이전지사측은 신한국당의 내분을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진단하는 반면 자신들의 지지도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때문에 이전지사측은 신한국당의 내분이 표면상 조용해져도 이는 해소가 아니라 내연(內燃)단계일 뿐 언젠가는 폭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전지사는 이를 확신이라도 하듯 측근들에게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중속으로 뛰어들어 지지기반을 다지는 일"이라며 "10월 중순까지 지지율 1위의 고지를 탈환해야 한다"는 당찬 의지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측이 주공격 대상을 이대표에서 이전지사로 전환시켰다는언론보도에 이전지사캠프는 한편으로는 긴장하면서도 고무된 표정들이다.

그러나 이전지사 신당의 원내인사 영입작업은 당분간 진척이 미미할 전망이다. 경선당시 이전지사 지지의원들은 차치하고라도 조기 합류를 기대했던 서석재(徐錫宰)의원과 서청원의원 등이 일단 신한국당에 잔류하면서 활로를 찾는다는 입장을 내비침으로써 당내 민주계의 빠른 합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전지사측은 신한국당의 이회창대표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조순(趙淳)민주당총재와의 연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당장 성과물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파간 연대보다는 개별 영입에 힘을 기울이는 등 독자적인 세불리기를 착착 진행시킨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전지사측은 10월초가 돼도 독자적 교섭단체 구성이 어려울 경우 민주당과 공동으로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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