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TK 불협화음

입력 1997-09-26 15:01:00

자민련 TK의원들이 사분오열이다. 26일 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 일부 의원들이 TK들의 진로모색을 위해 박태준(朴泰俊)의원까지 포함하는 오찬모임을 계획했으나 상당수 의원들이 불참을 통보하는 등 내부 조율조차 안되고 있다.

이날 모임은 당초 지난 20일, 박태준의원과 회동을 가진 박철언부총재와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측에서 계획했다. 하지만 모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정무(李廷武), 안택수(安澤秀)의원 등 일부 의원들에게는 모임계획조차 통보되지 않았으며 박종근(朴鍾根)의원 등 일부의원들은 모임 성격자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또 이 와중에 지난 20일 회동에서 추후에 한번 더 모임을 갖자고 했던 박태준의원도 모임 계획자체를 통보받지 못했다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모임을 추진한 의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자민련 TK들이 이처럼 불협화음을 보이는 데는 여러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DJ지지를 놓고 벌이는 의원들간의 신경전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10일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이 조건부 탈당에이은 DJ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난후 박철언부총재와 김복동수석 등 후보단일화 지지론자들의 움직임은 부쩍 빨라졌다. 자민련이 DJP단일화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자 박부총재 등은후보단일화 압력을 높이면서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하지만 나머지 의원들은 박철언부총재의 독주에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이들의원들은 박부총재가 DJ지지쪽으로 기울어져 의원들을 한묶음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판단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의원은 "뭘하자는 건지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모이라, 마라 할 수 있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이들 의원들이 갈등을 빚는 것은 후보단일화 협상을 놓고 TK가 독자적인 활동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자는 쪽과 당내에서 협상을 지켜보자는 쪽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이들 의원들간의 불신 등 개인적 신뢰관계도 마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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